[충청일보 사설] 오늘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시작으로 학교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20일 고3에 이어 27일 고2·중3·초1~2·유치원, 다음달 3일 고1·중2·초3~4, 8일 중1·초5~6 등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에도 불구하고 신규 발생이 10명대를 유지하면서 방역만 철저히 하면 등교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19일 "코로나19 전파 우려가 남아 있지만, 진학·취업이 시급한 고3을 시작으로 일주일 단위로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내일(20일) 고등학교 3학년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며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고 가을 대유행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45만명 고3 학생들의 상급 학교 진학, 사회 직업 진출의 길을 무한정 유보할 수 없다"며 등교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유 부총이는 "고3 이외의 학년은 격주, 격일, 주 1회 이상 등교 등의 방식으로 등교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안과 걱정은 여전하다.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감염은 2ㆍ3차 감염에 이어 4차 지역감염까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확진자는 19일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 12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187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국내 '빅5' 대형병원 가운데 하나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들이 잇따라 확진되면
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의 구체적인 감염경로와 감염일 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입원 환자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밝힌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3명이 늘어 총 1만1078명이다.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째 10명대를 유지했다. 지금은 안정세라고 해도 언제 다시 확산세로 돌변할지 모른다. 특히 학교에서 한명이라도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사태는 커질 수 있다. 등교를 연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3만4000명을 넘어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백신과 치료제도 없는 데다가 많은 감염자가 진단 당시 무증상 상태라 '조용한 전파자'가 우리 주변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등교는 코로나 19 사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통해 일상의 삶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이다. 그만큼 중요하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학교는 집단 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은 곳이다.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생활한다. 게다가 청소년은 무증상 감염이 빈번해서 사전에 조처하기도 어렵다. 교육부 등 당국은 물론 시·도교육청 등의 철저한 대책 마련과 관리, 방역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과 교직원의 방역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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