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비대면 (un+contact) 커뮤니케이션은 독립적인 소통방식이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보완재가 아니란 이야기다. 여행을 예로 들면, 비대면과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게 섞인다. 지인들과 함께 여행계획을 잡을 때, 단톡방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대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비대면이다. 

오프라인에서 사전모임을 갖고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전형이다. 여행을 떠나면 일정을 단톡방에서 교환하고, 일정중 이탈하는 일행이 생기면 전화를 하거나 단톡방에 만날 장소를 공지한다. 비대면이다. 반면, 여행일정에서 식사는 중요한 대면 커뮤니케이션이다. 함께 식사를 하며 나누는 많은 이야기들은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여행지를 함께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것은 비대면과 대면이 함께 섞이는 과정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멤버와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일행이 나뉜다. 물론 두 가지다 능숙하게 하는 멤버도 있다. 비대면을 잘하는 사람은 명확하다. 본인 계획도 많다. 팩트 중심으로 가다보니 사진과 영상이 더 많을 경우도 있다. 글 텍스트보다 영상, 사진이 분명할 때가 있다. 대열을 이탈했는데, 지도를 올린다든가 하는 경우다.

대면을 좋아하고 잘하는 멤버는 말하길 좋아하고 감정표현을 즐긴다. 말뿐 아니라 그 이외의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도 신경 쓴다. 옷차림이나 여행지에 대한 정보전달 등등. 함께하기를 좋아하고 보이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즐겨한다. 그리고 함께 공감하길 좋아한다.

비대면에 능숙하면 독자적이며 일방적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메시지가 본인 중심으로 흐른다. 댓글 반응이 빠르지 않으면, 공감하거나 배려하기가 어렵다. 비대면 중에서도 전화는 대면에 가까운데, 전화를 안 받고 카톡이나 메시지를 즐기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럴 경우 함께하는 멤버들이 소통에 답답함을 느낀다. 

대면을 즐기며 말이 많은 경우, 조금은 말조심을 할 필요도 생긴다. 말이 많으면 그만큼 경청 확률이 적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청도 중요한 대면 커뮤니케이션이다.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이 조화를 이뤄야 좋은 대면 방식이 된다. 원래,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만날 수 없거나', '시간차가 존재하거나' 하는 시공간을 초월할 때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하면서 비대면 소통방식은 이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음성전화가 실시간 소통이라고 한다면 문자나 메일, 밴드, 단톡방 등등은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이다. 시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대면 보다 더 커야 한다. 음성전화는 5분 동안 말없이 있는게 상상이 안되지만 단톡방 등등에선 하루 종일 응대가 없는 것도 가능하다. 그 걸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비대면과 대면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소통방식이다.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과 배려다. 그게 없으면 소통하는 의미가 없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모두 공감과 배려를 위한 소통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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