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않고 받아

 대전시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활용해 지역경제 살리기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선다.
 시는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허태정 시장과 지역경제·사회단체장 및 시 산하기관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행사'를 개최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수령하지 않고 기부할 경우 고용보험기금으로 적립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실업자들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제에 신속하게 활력을 부여한다는 당초 목적에 비해 지역 사회에 효과가 전파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 대전시의 설명이다.
 이에 시는 지원금을 활용해 지역 소상공인 생산품 또는 판매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지역 내 코로나19로 운영에 어려움에 처한 복지시설 등에 기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 등 두 가지 효과를 한 번에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시는 실·국,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경제단체, 시민·사회단체별로 복지시설 등과 1대1 지원을 위한 매칭을 추진한다.
 허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취약계층도 돕는 2배 착한 기부"라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활용해 많은 시민이 지역 상품 구매·기부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참석 기관·단체장들은 "지역경제도 살리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는 좋은 취지의 기부 운동인 만큼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정해교 자치분권국장은 가장 먼저 지원금을 활용해 지역 전통시장에서 쌀과 고기, 라면 등 1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구매해 동구 산내동에 위치한 청소년 치료보호시설인 효광원에 전달했다.
 시는 실·국 및 산하기관별로 오는 29일까지 지역 생산 또는 판매상품을 구매해 매칭된 복지시설 등에 기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취약계층·피해시설 지원을 위해 지난 2월 이후 대전에 있는 행정·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이 적십자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부된 금액은 총 41억원이다.
 허 시장도 3월부터 월급의 절반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으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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