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뒤늦은 삭감 요구로 '망신살'
"인사이동 탓 직원 실수" … 시의회 "강력 경고"

[충청일보 곽근만기자] 충북 청주시가 지난해 본 예산안에 확정된 사업비 57억원을 최근 추경예산에 또 다시 반영한 뒤 삭감을 요구해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청주시립도서관측은 최근 청주시의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지속 사업 중 하나인 청주 가로수도서관 사업비 57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가로수도서관 사업비 57억원은 이미 지난해 12월 본 예산안에 확정돼 있었다. 즉 본 예산안 확정된 예산을 추경예산안에 다시 편성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도서관측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추경 심사를 위해 지난 21일 열린 상임위원회(복지위원회)에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

중복 예산 처리를 막기 위해 집행부가 시의회에 예산 삭감을 요청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상임위가 열리기 전 발견해 다행이지만 예산이 처리된 뒤 이 사실을 알았다면 57억원이라는 예산이 이중으로 반영돼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곳에 투입될 예산이 도서관 예산 중복 처리로 인해 세워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당시 상임위에서 많은 의원들이 질타가 있었다" 며 "집행부측에 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 경고했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회 관계자는 "몇 천 만원의 예산을 세울 경우에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며 "수십억원의 예산 처리에 있어서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립도서관측은 "예산 처리 직원의 실수로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담당 직원들의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본 예산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모르고 다시 추경에 편성했다는 것이다.

시립도서관측 관계자는 "명백한 우리 직원들의 실수가 맞다" 며 "직원들의 인사 이동으로 착각을 한 것 같다" 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서현근린공원 내에 착공한 가로수도서관은 오는 12월 준공돼 내년 3월 개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도서관은 청주시가 건립해 운영하는 14번째 공공도서관이다.

가로수도서관은 133억원이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3500㎡) 규모로 건설한다.

1층은 어린이 및 영유아자료실, 2층은 커피 등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와 공연장으로 꾸민다. 3층은 일반 자료실, 열람실, 4층은 사무실과 동아리실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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