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성명학박사

 

[세상을 보며] 김형일 성명학박사

몸은 편안했지만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왜 그랬을까. 이번에도 경제적 조건만 선택하였다. 그 덕에 먹고사는 건 편안하여 감지덕지했지만,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

지난해 이혼건수는 118,000건으로 ‵18년보다 2,100건(2.0%) 증가하였고 이혼 사유 중 가장 높은 것은 성격차이(43.1%)였다. 이처럼 혼인생활에서 두 사람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성격으로만 이혼하지 않는다. 부부는 질과 안정성이 공존할 때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만족과 행복이 높다. 그렇다고 부부가 질적 만족감을 갖지 못하거나 갈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이혼을 하지 않는다.

지난 5월 초 젊은 나이에 세 번의 이혼을 겪은 30대 중반의 여성이 찾아왔다. 그녀는 가냘픈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말투도 천생 여자였다. 대학 3학년 때 친구 소개로 첫 배우자를 만나 2년간 연애를 하고 결혼하였다.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에 흠뻑 빠진 6개월 무렵 배우자가 사무실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의 정황을 발견하였다. 배우자는‘취중실수’라고 거듭 용서를 구했지만, 그녀는 바로 별거와 함께 협의이혼을 하였다. 그리고 홀로 5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녀는 대학 졸업 이후 사회생활 경험이 한 번도 없었고 취업을 위한 전문자격증도 없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직종의 취업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경제적 어려움을 탈출하기 위해 치열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이 무렵 친구의 소개로 두 번째 배우자와 혼인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배우자가 다소 늦게 귀가할 때마다 예민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로 인해 부부 싸움은 점점 잦아졌다. 이번은 배우자의 부정이 아닌 성격 문제로 다시 홀로되었다. 그리고 또 같은 이유로 세 번째 결혼을 하였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화난 그녀는 얼마 가지 않아 일방적으로 집을 나온 것이다.

그녀는 처서와 추분 사이 밤 기운이 내려가고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 절기에 태어났다. 날씨는 쾌청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이 노랗게 익어가는 벼 잎을 쓰러뜨리는 시기이다. 이처럼 가을 기운이 완연한 유월(酉月)에 태어나 맑고 예리하다. 또한 일간의 계수오행(癸水五行)은 금백수청(金白水淸, 금은 희고 물은 맑은 모양)으로 금(金)과 수(水)가 상생의 관계다.

그러나 그녀의 다른 간지 대부분 금오행(金五行)이 자리 잡고 있어 수오행(水五行)은 균형을 잃어 물은 탁하게 변질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녀가 세 번의 혼인과 두 번의 이혼 시기에 금오행인 경금(庚金) 대운을 맞이하였다. 그녀의 일간 계수오행(癸水五行)은 탁한데 더욱 혼탁한 물로 변했던 것이다.

지난 가정의 달 5월 21일 14년째 맞이하는 ‘부부의 날’이다. 건전한 가족문화의 정착과 가족해체 예방을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부부가 서로 소중하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자는 의미로‘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려면 맞고 틀림을 따지기보다 개개인의 성향, 자라온 환경, 내면의 본성이 다름을 알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반복된 선택과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자기 자신을 용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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