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제천 34곳 확진
음성서도 의심 신고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 충주와 제천에 이어 음성에서까지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나오면서 급속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도내에서 10건의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이날까지 총 의심 신고는 110건이다.

지역별로는 충주시가 104건으로 가장 많고 제천시 5건, 음성군 1건이다.

이 중 충주시 산척면 24곳, 소태면 6곳, 엄정면 1곳 등 31곳과 제천시 백운면 3곳 등 34곳의 사과 과수원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충주(4곳)와 제천(1곳)이 올해 충북에서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후 사흘 만에 29곳이 늘어났다.

나머지 37건은 농촌진흥청이 정밀 검사를, 31건은 해당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간이 진단이 진행 중이다. 8건은 정밀 진단에서 '음성'이 나왔다.

확진된 과수원은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곳으로부터 2㎞ 이내에 대부분 위치한 위험구역에 속한다.

도 농기원과 농진청, 지역 농기센터 등은 농가와 협력해 발생주를 매몰 처리하는 등 긴급 방제를 진행 중이다.

매몰 처리는 올해부터 지침이 변경됐다. 과수화상병이 지난해 발생했던 시·군(충주, 제천, 음성)은 식재된 과수의 5% 미만에서 발생하면 발생주와 인근 나무를 제거한다. 5% 이상이면 과수원 전체를 매몰한다.

농진청은 올해 발생이 예전보다 빨라 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과수화상병 발생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대책 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조기 예찰과 신속 방제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조기 차단에 노력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 치료법이 없어 '과수의 구제역'이라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충북에서는 2015년 제천시 백운면에서 화상병이 처음 나타난 뒤 2년간 잠잠했으나 2018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74개 농가(51.5㏊)에서 다시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제천(62개 농가), 충주(76개 농가), 음성(7개 농가) 등 3곳(88.9ha)에 집중 발생했다. 도내 전체 사과·배 과수원 면적의 2% 규모이며 전국 발생 농가(181개 농가)의 80%, 피해면적(127㏊)의 7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화상병은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아 병든 나무를 뿌리째 매몰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유일한 대책이다. 
충북 북부지역에 과수화상병이 집중되고 해마다 발병 규모가 늘어나면서 매몰 과수도 증가하고 있어 지

역 과수산업 기반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 농기원 관계자는 "의심주를 발견했을 때는 자체적으로 바로 제거하지 말고 즉시 지역 내 농업기술센터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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