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씨앗들이 땅속에서 싹을 밀어 올리는 소리 /'영차 영차' 빨개진 얼굴 꽃으로 핀다 했지. /그래 운동회 날, 편 모으는 소리도 '영차 영차'인 거야 / 장난치다 엎지른 물감, 하늘 그린다 했지. / 공룡놀이, 자전거 타다 해 저물면 숨바꼭질할까? /달이 굴러 어둡지도 않아. /그게 바로 동심이란 거야. / 너희들이 그려갈 세상이랬지. / 필자의 동시 '영차 영차'다. 코로나로 빼앗긴 반쪽짜리 학교, 언제 쯤 흙바람 일으키며 운동장을 뛸까. 

아이들 세상인 5월이 재잘거림과 어깨동무조차 잊은 채 끝 주를 맞았다. 아직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니 친구 만나는 게 익숙치 않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예절이다시피 손 한 번 흔드는 걸로 충분하다. 뉴스 시간대를 잠식하고 모자라  휴대폰은 무검증 코로나19 정보로 넘쳤다. 유·초·중·고의 다섯 차례 등교 연기 역시 학부모 자녀 모두 몸무게를 불리며 일상을 송두리째 흔든 고단한 리스크와 동거였다. 하지만 확산이 주춤하자 생활방역으로 전환 후 방어망 바깥에서 환자가 속출해 재 점화의 공포 속 긴장을 멈출 수 없게 됐다. 지난한 고통이 찰나에 무너질 우려 때문이다. 국가마다시스템 작동·실질적 대처는 점수가 달랐다. 평소 선진국을 호언 하던 나라도 감염 통계조차 갈팡질팡한 퍼포먼스를 어쩌랴.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생명 존중과 하나 된 끈질긴 바이러스 도발을 AI(인공지능) · ICT와 접목시킨 첨단 방역으로 주요 국제기구가 잇따라 대응 경험 공유를 요청해 오는 등 '표준교과서'급 '방역모범국' 문턱을 넘었다. 골든타임이란 힘겨운 싸움에서 의료진의 최선, 공무원·봉사자 희생, 국민 긍정 협조, 어찌 몇 자 글로 헤아릴 수 있을까. 일단 한풀 꺾인 상태나 산발적 '무증상 전파' 우려를 경계한다. 방심을 용납해선 도루묵 된다는 전문가들 메시지다. 아무튼 벌써부터 '세계 최고' 운운하며 붕 뜨는 과신은 한방에 훅 갈 시건방과 다름없다. 말마따나 끝까지 전력질주 해봐야 안다.  

경제 경고음이 요란하다. 국가재난금지원과 수퍼 추경에도 "더 증액하라, 왜 깎았나? 현장 사정을 알기나 하고 있는 거냐" 며 민생은 아우성이다. 엄청났던 국세·지방세마저 침묵만 흐른다. 가계부채 부실기업 실업사태 등 수두룩한 불안의 덫,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제2 무역전쟁과 신 냉전 국제기류를 보라. 강력 '자국보호' 변화 및 장벽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벼랑 끝 적신호라 해도 못 막을 재난은 없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차근차근 선제 대응하면 운명적 대역전, 얼마든지 가능하다. IMF 때 보다 훨씬 우릴 괴롭힐 거란 부정 판독에 코로나 학습으로 뭉친 위대한 국민적 힘을 믿는다. '고통은 혼자 겪는 아픔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경기'니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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