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 … 학부모 걱정 '눈덩이'
우려되지만 대안 없어 … 일부, 교외체험학습 行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 이어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도 학교에 가면서 모든 학교급에서 등교가 이뤄졌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스러운 마음은 가시질 않고 있다.

부천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는 탓이다.

충북도내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진단 검사를 받는 학생이 증가하는 것도 학부모들의 불안을 더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7일 기준 등교 학생 중 코로나19 의심증세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은 학생은 207명이다. 이 중 3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72명은 검사 중이다. 등교 학생 중 의심 증세를 보인 18명은 119구급대를 통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27일까지 진단 검사를 받은 누적 학생수는 모두 660명이다. 이 중 488명이 음성 판정을 받는 등 다행히 확진자는 없는 상태지만 안심할 수 없다.

등교 전 학생건강 상태 자가진단에서도 등교 중지 안내를 받은 학생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코로나19 건강 상태 자가진단에서 등교 중지 판정을 받은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특수학교 학생은 모두 384명(0.8%)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자가진단에 참여한 초1·2학년과 중3 학년, 고2·3학년 5만9640명 중에서도 730명(1.23%)이 등교 중지 판정받았다.

이러한 상황 속 전국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중지와 연기가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은 보내도 걱정, 안 보내도 걱정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다. 상급학교로 진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제대로 교육이 이뤄질지 우려하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차윤정씨는 "학교와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다른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니 점심 먹는 것도 걱정돼 학교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 학생들도 꽤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교외체험학습을 활용해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해 등교시켰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학교에 보낸 최지현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에어컨 가동 등이 남아있어 불안을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등교를 미룰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야말로 안 보내기도 걱정, 보내는 것도 걱정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서은정씨는 "처음에는 걱정이 컸지만 학교에서 방역·위생관리에 전념하고 있고 2학년이 등교한 이후에는 복도 등에서도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지도해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며 "다만 코로나19로 학부모 상담 등을 하지 못해 대입 준비와 관련한 불안함이 등교 이후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등교를 앞둔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 크다. 다른 학년의 비교적 차분한 등교를 지켜보며 안심하던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마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4·6학년 자녀를 둔 윤현주씨는 "초등학교 1~2학년 등교일에 맞춰 미리 학교를 가봤는데 모든 교직원이 총출동해 학생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고 비교적 안심이 돼 학교를 믿기로 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다시 불안해졌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교외체험학습 등을 활용해 가정학습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7일 도내 등교 대상 학생 중 4774명이 교외체험학습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초등학교 1∼2학년 2만6883명 가운데 3654명이, 유치원은 1만4510명 중 1080명이, 중3은 1만2969명 중 32명이, 고2는 1만1199명 중 8명이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코로나19 불안감으로 등교수업 대신 가정학습을 택한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학습도 교외체험학습에 포함시켜 등교하지 않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한다.

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27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 고등학교 2학년이 등교했다. 다음달 3일에는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이 등교하며 다음달 8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6학년이 마지막으로 학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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