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나 싶었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태원 클럽 발(發) 집단 감염에 이어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한 집단 감염이 수도권의 다른 물류센터, 콜센터, 보험사 전화 영업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달 28일 79명으로, 4월 8일 이후 처음 50명을 넘은 데 이어 다음날인 29일에도 58명을 기록하면서 연이틀 50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제시한 목표가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이었는데 이를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 2주가 수도권 중심 코로나 19의 대유행(팬데믹) 여부를 가를 고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신교 대표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31일을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하고 현장 예배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이날 열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의식한 듯, 전 세계에서 교인 수가 가장 많은 개신교회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이날 한교총 캠페인 참여를 사실상 취소하고 직전 일요일과 같은 방식으로 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다른 교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19 대응 태세가 다시 상승할지도 모르는 와중에 각급 학교의 등교 개학이 단계 별로 진행 중이다.

 
지난 달 20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1차로 등교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2차로 고 2·중 3·초 1~2, 유치원생이 학교에 갔다.

 
오는 3일에는 3차로 고 1·중 2·초 3~4가, 이어 8일에는 마지막으로 중 1과 초 5~6학년이 등교할 계획이다.

 
이러는 동안 서울 상일미디어고와 신도림중 학생, 인천 만석고 강사, 백석초등학교 교사 등 교사와 학생 중에서 여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해당 지역 학교들은 다시 교문을 닫았다.

 
현재 전국 800여 개 학교가 등교를 연기하거나 중단했다.


이처럼 갈수록 커지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예정대로 순차적인 등교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수도권의 유치원, 초등학교와 중학교, 특수학교는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로 줄이며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에서 등교한다고 발표했다.

 
학교 내 밀집도를 최소화해서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것만으론 학생·학부모를 안심시킬 수는 없다.

 
대입을 앞두고 있는 고 3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그렇지 않은 저학년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등교시켜야 하는지에는 의문이 든다.

 
실제 교실에서 받는 수업보다야 못하겠지만 원격 수업이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데다 상당수 학생들은 체험 학습을 선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미 수도권의 박물관, 미술관, 연수원, 공원과 같은 공공·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오는 14일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유흥시설은 물론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PC방·코인노래방에도 영업 자제를 당부했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환원한 셈이다.
 

학생 등교 문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등교가 불가피하다면 철저한 대비책을 먼저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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