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1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새롭게 국회에 입성한 300명의 의원들은 저마다 국민들의 입장에 서겠다며 지난 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지난 국회와 별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원(院) 구성 등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지난 20대 국회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원을 구성해야 국회가 제 기능을 하는데 현재로선 언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원 구성 시한은 국회법에 정해져 있다.

의장단은 오는 5일, 상임위원장은 8일까지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도 나쁜 선례를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오는 5일 국회 개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앞서 이달 2일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단독으로 의장단 선출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원내지도부가 오는 5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회 개원이 협상 대상이 되면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역시 "내일(2일) 의원총회를 열고 일하는 국회에 동의하는 정당들과 함께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법을 지키지 않는 국회, 일하지 않는 국회의 재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낡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 변화에 적응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며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나아가는 데 통합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입으로만 외치고 있다"며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빌어 '인해전술'로 원 구성을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원내대표 회동을 언급하며 "이 자리에서 통합당이 의석 수 비율에 따라 민주당이 11석, 통합당이 7석의 상임위원장 의석을 배정 받기로 제안했다" 며  "민주당도 이에 대해 큰 반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전 상임위를 다 가지고 갈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도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가적 위기에 상생 협치로 국정 과제를 하나 하나 신속히 처리해도 부족할 판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양 당 간의 공방에 대해 국민 어느 하나도 관심이 없다.

당장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기에 빠진 사회·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회의 올바른 모습만을 바랄 뿐이다.

여·야가 자리싸움에만 몰두해 국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국민들은 하루 빨리 국회가 제 때 열리기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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