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코로나 19까지 겹쳐 하루도 쉬지 못해
현재까지 3649명 자가격리자 택배 업무 '파김치'
격무부서 지정도 안돼 인사고과 인센티브 없고, 결원 충원 안해줘

[천안=충청일보 박보겸 기자]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책본부가 운영된 이후 지난 1월27일 코로나19 대책본부까지 겹쳐 하루를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충남 천안시 안전총괄과 내 '사회재난팀'(팀장 포함 3명)은 말그대로 '재난' 상태다.

코 앞에 놓인 어려운 업무는 자가격리자들에게 14일치 생필품 상자를 전달하는 것이다.

지난 1월27일 이후 4일 현재까지 자가격리자 3649명에 마스크와 손세정제, 의료페기물 전용봉투, 햇반, 홍삼엑기스, 생수 컵라면 등 생필품 20∼30㎏을 3개 상자에 나눠 전달해주는 사실상 시청 내 '택배부서'다.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자 격리통지서를 받으면, 종합운동장 내 물품보관소에서 택배상자를 수령해 자가격리자의 집까지 배달하는 업무다.

일부 격리자는 개인물품을 구입해 배달해 달라는 요구도 한다.

최근 자가격리자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들어 온 대상자들로 이 가운데 10% 정도는 휴대전화가 없어 임대 휴대전화를 전달, 회수까지 해주고 있다.

천안지역이 서울특별시보다 면적이 넓고, 승강기가 없는 5층 이하 주택의 경우 배달은 죽을 맛이다.

하루 출장여비 4만원을 받는 택배요원들은 자가용 이용에 따른 기름값과 차량감가상각비, 식대, 사고위험까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수하고 있다.

평일은 최소 오후 10시까지 야근근무가 정상근무이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오전 9시∼오후 6시가 그나마 단축근무시간이다.

지난 1월27일 코로나19대책본부가 가동 이후 팀원 모두 하루도 쉬지 못했다.

매일 이어지는 중앙정부와 영상회의를 한시간 가량 마치면 이어 충남도와 영상회의를 해야하고, 회의자료를 준비하려면 격무에도 오후 10시 근무는 기본이다.

지난 4월 방재직 팀원 1명이 너무 힘들어 퇴직해 팀장 포함 정원 4명에도 인력이 없어 충원이 안 돼 3명이 일을 맡다보니 파김치 상태에 무력감까지 엄습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택배 일을 전담하다보니 사실상 맡겨진 다른 업무는 손도 대지 못해 마음까지 급해진다.

그럼에도 사회재난팀은 '격무부서'로 지정도 안돼 업무 고가평가 시 인센티브도 없는데다 사기저하에 피로도가 누적돼 속마음은 오는 7월 정기인사에서 타 부서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영전'으로 생각할 정도다.

지금까지 3명의 팀원은 어려운 가운데 서로를 다독이며 일정을 끌고 왔지만, 걱정되는 것은 천안으로 돌아오는 입국자가 증가 추세에 있고 코로나 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박월복 팀장은 "2명의 팀원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밖에 해줄 말이 없다"며 "현재의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팀원들에게 더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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