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견강부회(牽强附會), 끌 견/강요할 강/붙일 부/모을 회/자로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이치에 맞추려고 우겨대려는 뜻이다. 아전인수(我田引水)와 같은 맥락이다. 즉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태도를 두고 한 말이다.

고려 말 명장이자 고려왕실의 충신. 홍건적과 왜구, 원나라 등 외적 세력을 물리치고 고려왕실을 보호했던 최 영 장군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항상 그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말하였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을 절제함이란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최영장군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 비단조각에 '견금여석'이란 네 자를 새겨 허리띠에 매고 죽을 때까지 지니고 다녔다.

최영 장군은 재상의 반열까지 올랐으나 살림살이는 일반 백성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는 “나는 평생 탐욕을 부린 일이 없다. 만약 내 말이 사실이라면 "나의 무덤에는 풀이 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유언을 했을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였다.

유교에서도 의주리종과 견리사의란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공자는 "이익을 좆아서 행위하면 원망이 많게 된다"고 하여 이익보다는 도의가 소중함을 말했고, 맹자는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고 하여 이익에만 전념하는 사람을 소인으로 경멸하기도 했다.

최근 장안을 떠들썩하게 한 현대판, 견강부회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이이야기다. 이용수 할머니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정의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은 바 있다.

이 할머니의 절규는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요청하는 바를 제대로 밝혀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사건과 관련한 국회의원이 된 윤 의원은 답례 차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얼마 전 국회 소통관에서 4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 의원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무수히 쏟아진 의혹에 명확한 증거도 내놓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니라고만 말했을 뿐 관심사인 국회의원 사퇴 의사도 없었다.

이 날 윤 의원의 해명은 '견강부회'처럼 짜 맞추기식 기자회견이여 알맹이 없는 하나마나의 기자회견이 됐다.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금에 동원하고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의혹, 피해 할머니를 위한 쉼터를 경기도 안성에 조성한다며 주택을 고가로 매입했다가 저가로  되팔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속 시원하게 밝히지 않았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도, 남편이 운영하는 지역 신문사가 정의연의 일감을 수주해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변명했다. 사과한 것은 개인 계좌를 통해 2억8천만원을 모금한 사실과 친정아버지를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앉혔다는 것뿐이었다.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한 대목에서도 개인적 사용은 없었다며 빠져나갔다. 그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분통을 터지게 했다. 한동안 잠적한 상태에서 누구와 말을 맞췄는지 알 수 없는 만큼 남은 것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내야 한다.

국민적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검찰이 신속하고 소신 있게 수사에 임해야 할줄 안다. 윤 의원은 더 이상 견강부회처럼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이치에 맞추려고 우겨대려는 행동은 이제 선량이 됐기에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 없이 한 말이 상대방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해서 또 하나의 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모로코 속담에 '말로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말이 머리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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