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충청의 창] 심의보 충북교육학회장·교육학박사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전 세계는 위기와 불안,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일자리, 교육, 건강관리, 공급망 등을 비롯해 일하고 소비하는 방식 등 삶의 양식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관중 없는 프로야구의 개막, 비대면 의료서비스, 온라인교육, 원격근무 일자리를 비롯해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는 삶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소위 뉴 노멀(New Normal)상황이다.

이 사태를 통해서 한국의 의료수준과 국민의식이 온 세상에 엄청나게 부상되었다. 그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우수한 집단의 하나인 의과대학에서 길러낸 우수한 의료진과, 누구나 가입되어 균등하게 보험급여가 이루어지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위기상황에 발현되는 한국인의 책임감과 평정심, 질병예방에 관한 기본적 문화가 있었으니 말이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 손실을 불러온 이 재앙은 종식될 수 있을 것인가? 머잖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이 사태는 진정될는지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 치료는 불가능하다. 바이러스와 함께 박쥐는 인류와 함께 계속 살아갈 것이고, 박쥐로부터 제2, 제3의 신종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After Corona, Post Corona, Beyond Corona)를 이야기하는 까닭이다.

비대면 활동의 효용성이 확인되면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것은 재택근무의 일자리 증가이다. 원격근무의 체제가 상용화될 것이다. 교육에서의 변화도한 엄청나다. 졸업식과 입학식은 물론 개학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따라서 사회적 인프라와 콘탠츠의 양 측면에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식산업의 확장이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산업과 교육은 한계가 있었다. 연구와 개발(R&D)보다는 모방과 복사를 주로 했으며, 대면교육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시대에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꼭 코로나사태에 이르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온라인 교육은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기회의 대중화와 능력별 평등기제가 되어 지식정보의 평등한 전파에 기여한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를 선점하라!"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의 제안이다. 블룸버그 뉴스가 선정한 최고의 전망가라는 그는 발상의 전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고 주문한다. 기존 질서가 도전을 받아 해체될 위험에 빠진 경우를 위기라 한다면, 이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과거에 매달려 위기 속에 파묻힐 수 있지만 새로운 질서를 준비하여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결코 세계에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이제 코로나시대 이후의 미래를 창조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원격근무와 온라인 교육, 지식산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확충하고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을 지향하는 지식산업의 지원과 교육체제를 준비하는 것이 국가적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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