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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률 1위와 그 대책잘못된 전통과 교육 탓
안상윤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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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13  20: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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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중 노인자살률 1위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최고 국가라는 오명과 함께 이제는 노인들이 가장 불행한 나라라는 말까지 듣게 되었다.

2007년도 oecd 보고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65세 노인인구 10만 명당 자살 인구가 73.6명으로 자살률이 가장 낮은 그리스의 13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은 더 높아서 인구 10만 명당 100명 이상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자살률 2위 국가인 헝가리의 경우, 75세 이상 노인 자살인구가 60명 수준이니까 그 격차 또한 크다. 노인 자살 국가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도 전투적인 삶을 살아온 한국 사람들이 늙어서 여생을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삶으로부터 느끼는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 고통의 원인은 크게 경제적 어려움, 질병, 소외 등이다. 약하고 병든 육체와 정신을 온전히 보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하다.

전체 인구 중 20%가 넘는 빈곤계층의 사람들은 늙어서 노동을 할 수 없게 되면, 곧바로 인간 이하의 삶에 처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많은 노인들이 난방도 되지 않는 골방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해야 하며, 아파도 병원에 갈 힘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고통과 허무로부터 헤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다보니 목숨을 버리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경제력 약화는 평생을 자식들에게 헌신하도록 되어 있는 사회문화적 전통과 잘못된 교육제도 탓이 크다. 사회 지도계층과 부유계층에서부터 자식들에게 끝도 없이 돈을 퍼붓는 왜곡된 양육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모든 부모들이 등이 휘도록 자식들에게 공헌하고, 그 결과 경제적으로 고갈되도록 만든다.

그렇지 못한 부모는 능력과 자격이 없는 것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가난한 가정의 부모들은 제대로 먹고 입지도 못하면서 빚을 내어 자식들을 대학 공부시키지만, 늙고 병들면 그 어디로부터도 보상받지 못한다.

자식에 대한 교육투자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갈되어 자살을 할 정도라면 노후에 경제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가 바뀌는 것이 옳을 것이다.

노인들을 자살로 몰고 가는 또 다른 원인은 소외다. 이것은 가족 간의 유대가 깨진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오늘날 많은 자식들이 노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갈등을 빚으면서 노부모들을 더욱 깊은 소외의 늪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라고 자처하는 인사들부터 노부모를 외면하여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는 너무 많다. 그들은 성장하는 동안 부모로부터 온갖 헌신을 다 받은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출세한 후에는 노부모를 봉양하는 일에 인색하다.

이제는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노인의 자살을 한명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직접 노인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효자수당을 신설한다든지 노부모와 함께 여행을 할 경우에는 할인을 해주는 것과 같은 노인존중 철학이 사회 전반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요즘 우리 사회 저변에서 회자되는 출처불명의 '권효가' 한 구절처럼, 열 자식 똑 같이 공들여 키웠으나 저희 집 개가 아프니 가슴에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부모는 아프다고 해도 어느 한 자식도 못들은 체 한다는 반인륜적인 정서가 전염병처럼 번져나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

2050년이면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 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많은 노인들을 국가가 완전하게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이제 노인문제는 정부와 국민 모두의 책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만 예상되는 갈등과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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