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판 '소탐대실'

소탐대실(小貪大失).북제 유주(北齊 劉晝)의 '신론(新論)'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이 촉(蜀)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계략을 짰다. 혜왕은 욕심이 많은 촉후(蜀侯)를 이용해 지혜로 촉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래서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해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넣고 '쇠똥의 금'이라 칭한 후 촉후에 대한 우호의 예물을 보낸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눈이 어두워져 백성들을 징발하여 보석의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혜왕은 보석의 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나라로 보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서 이를 맞이했다. 그러다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하였고,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촉의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작은 것에 눈이 어두워져 큰 것을 잃는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요즘 충청도가 이 꼴이다. 그 가운데 연기군이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충청도 발전의 중심축이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 치졸한 정치적 게임을 하면서 각심소원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지 않은가.

연기군은 잔여지역과 예정지역의 통합만이 살길이다는 논리로 비 뚫어진 길을 갔다. 준다는 떡도 싫다고 하고 막무가내로 나부대기만 했다.

이제와서 세종시법을 제정해달라고 목을 맨다.한 목소리를 내던 이웃 사촌들은 강건너 불 구경을 하고 있다. 세종시 법이 아니라 더 급한 이전고시는 뒷전이다. 민심은 이완되어 관심 밖이다. 참 딱한 노릇이 아닌가.

대전,충남,충북은 하나이다. 충청도이었다. 그게 분리되어 행정을 펼치던 것 뿐인데 정치인들이 갈라 놓고있다. 정치인 셈법에 놀아 나는 민초들이 더 문제이다.

그 만큼 속고 또 속았으면 이제 정신을 차릴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멀었으니 누굴 탓하겠는가. 인권보호이고 주권으로 포장된 평등 그리고 민주화의 맹점이 아닌가. 약육강식은 동물의왕국이나 인간사회나 매 한가지이다.

세상의 이치이다. 다수결 원칙도 대화와 타협이라는 수순을 밟다보면 횡포가 만연한다. 정치적 난센스이다. 성숙되지 못한 사회탓으로 돌리면 그만인가.

첨단의료복합단지도 그렇다. 대전과 충남북이 싸우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 경제학에서 클러스터를 강조한다. 유사업종의 집단화이다. 도랑물이 모여서 시내물이 되고 강물이 되듯 작게는 농공단지이고 산업단지이지만 크게 보면 천안, 아산, 대전, 청주로 묶는 중부 내륙 산업 벨트구축이 필요하다. 기업간의 소통은 원활한데 행정이 갈라놓고 있다.

산업단지가 입주하면 그 주변에는 작은 부품업체가 몰려 온다.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망각하고 아전인수식 사고로 점철된 자치행정은 눈감고 아옹만 하는 꼴이다. 정치색 짙은 자치단체장들은 허황된 꿈만 꾸고 있다.

광역행정의 협의 기능은 왜 가동을 못하는 가. 잘난채 하는 허수 놀음에 지역경제는 좀 먹는다. 겉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충청 경제학을 정립하는 위대한 지도자를 민초들은 갈망하고 있다.

▲ 임재업세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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