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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야 놀자!] ‘아이디어’도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될까?
박지영 기자  |  news02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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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0  17: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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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이란 ‘문학·학술 또는 예술과 같은 문화의 영역에서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아이디어나 사상 또는 감정의 창작적 표현물’을 가리키고 그에 대한 저작권은 아이디어 등을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만을 보호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아직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신규성이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대법원 1993. 6. 8. 선고 93다3073, 3080판결, 1997. 11. 25. 선고 97도2227 판결 등 참조).

그러다보니 업계에서는 종종 경쟁업체가 아이디어를 도용해 저작물을 만들어도 해당 저작물이 저작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기존의 이 같은 입장과는 조금 다른 판결을 내려 향후 법원의 태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사건은 킹닷컴 리미티드라는 업체가 2010년 무렵 출시한 매치-3-게임(match-3-game, 게임 속의 특정한 타일들이 3개 이상의 직선으로 연결되면 함께 사라지면서 점수를 획득하도록 고안된 게임) 형식의 ‘팜킹’(Farm King) 게임 시리즈를 개발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킹닷컴 리미티드는 2013. 4. 무렵 같은 포맷의 ‘팜히어로사가’(Farm Heroes Saga) 게임을 개발해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출시하였다. 한편, 젠터테인이라는 업체 역시 이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매치-3-게임 형식의 ‘포레스트 매니아’(Forest Mania) 게임을 개발하였다. 이 게임은 2014년부터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출시되기 시작하였고, 젠터테인은 2014. 1. 무렵 국내 회사인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에 한국 시장에서 이를 독점 유통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하였다.

이에 매치-3-게임을 먼저 출시한 킹닷컴 리미티드는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가 매치-3-게임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며 저작권 침해 금지 청구 등의 소송을 제기하였고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는 이는 게임의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만을 모방한 것이어서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이 사건에 대한 1심 및 2심 법원은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존중해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및 2심과 달리 킹닷컴 리미티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게임물을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미술저작물, 영상저작물,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 등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적 성격의 저작물로 규정한 대법원은 게임물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게임물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들 각각의 창작성을 고려함은 물론이고, 나아가 구성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적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선택ㆍ배열되고 조합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그 게임물 자체가 다른 게임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두 회사가 출시한 각 모바일 게임은 게임물의 개별 구성요소 면에서는 다소 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유기적인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형식’은 서로 닮아 있어 양 게임물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그 동안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 않고,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만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는 이분법적인 판단 기준을 깨고 아이디어와 표현의 경계라 할 수 있는 ‘개별 구성요소들을 어떻게 선택하고 배열, 조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역시 저작권 보호 대상에 포함시켜 저작권 보호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이 판결이 저작권법이 모든 아이디어를 보호한다는 뜻은 아니어서 아이디어의 영역 중 어느 범위까지 저작권법이 보호하고 보호하지 않는지는 향후 판례군이 형성되기를 기다려보아야 할 것이다.  

 

<약력>

한양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졸업

   
▲ 조태진 변호사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 / 변리사

㈜굿위드연구소 자문 변호사

대한특허변호사회 이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사단법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고문변호사

(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전)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이코노믹리뷰 / 삼성생명 WM 법률칼럼니스트

내일신문 경제칼럼니스트

충청일보 ‘경제야 놀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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