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북부지역 과수화상병 집중
충주1곳 ·음성4곳서 추가 확진
역대 최악 … 작년 두배 175㏊
치료법 없어 '과수의 구제역'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 북부지역에 과수화상병이 집중되고 해마다 발병 규모가 늘어나면서 지역 과수산업 기반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충주 1곳과 음성 4곳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까지 충주 241곳, 제천 42곳, 진천 1곳, 음성 2곳이 발생한 것을 포함하면 도내 확진 농가는 모두 291곳이다.

전체 피해 면적도 175.1㏊로 늘어났다. 역대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해 피해 면적 88.9㏊의 두 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피해 면적은 도내 전체 사과·배 과수원 면적의 2% 규모이며 전국 발생 농가(181개 농가)의 80%, 피해면적(127㏊)의 7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충북의 사과 재배 면적은 3929㏊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피해 면적은 전체의 4.45%에 달한다. 

국내 5번째 사과 산지인 충주의 피해 면적은 143.6㏊로 역대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해 40.8㏊의 3.5배 이상이다. 

특히 충주 산척면의 경우 150여 곳의 사과밭 중 124곳이 감염돼 사과 농사 기반이 붕괴될 처지다.

의심 신고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날 충주 9곳과 제천 3곳, 음성 1곳이 추가로 접수돼면서 누적 의심 신고는 431곳으로 늘어났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충주 15곳, 제천 38곳, 음성 5곳 등 58곳을 정밀 검사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과 농진청,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가의 과수를 매몰 처리하는 등 긴급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충주 53곳과 제천 17곳, 음성 1곳 등 71곳(39.1㏊)의 매몰 작업을 완료했다. 

과수화상병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 치료법이 없어 '과수의 구제역'이라 불린다. 병든 나무를 뿌리째 매몰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유일한 대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충북에서는 2015년 제천시 백운면에서 화상병이 처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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