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우리 정부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규모가 어느 정도일까? OECD국가 중 세계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 GDP대비로는 세계 1위이다. 그런데 과학기술경쟁력은 세계 10위권에 못 들어서고 있다. 데이터로만 보고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연구개발비를 투자 했을 때 성공률이 97.4%나 된다. 미국이 20%대, 이스라엘이 30%대에 불과한데 비해 무려 97.4%로서 엄청난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면 미국의 성공률이 20%대에 불과한데 그렇다고 80%대의 실패율이 과연 실패라고만 볼 수 있을까? 아무튼 결론적으로 허점투성이 투자처가 바로 R&D분야이다.

이제는 강하게 그 이유를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할 시점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정치권에 과학기술인들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국회만 보아도 과학기술계 출신들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렵다. 과학기술인들은 실제 본인들이 선거판에 나서질 않는다. 한마디로 그 더러운 선거판을 감당할 깡이 없다. 그래서 각 정당이 비례대표에 과학기술인들을 넣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대리 게임한 사람을 비례 1번으로 추천하면서 과학기술인은 생각도 안 한다. 국가 예산을 보아야 할 국회에 그 예산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의원이 없으니 말해 무엇 하랴. 법조계 출신들이 그렇게 많이 국회에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또 하나 교육계에서도 문제가 존재한다. 시대 변화에 맞춘 인력 양성의 변화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그러다보니 졸업생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기업에서는 인력난에 시달린다. 이런 모순이 어디 있을까? 충북의 경우 상업 계열 특성화고둥학교를 살펴보아도 대성여상의 경우 사무경영정보과, 회계정보과, 금융정보과가 있고 청주여상은 경영회계과, 금융정보과 그리고 충북상고는 금융정보과, 유통경영과, e-비즈니스과가 있다. 최근 교명을 청주 IT과학고등학교로 바꾼 현도정보고는 사무행정과, 판매관리과, 스마트소프트웨어과로 학과가 구성되어 있다. 스마트소프트웨어과를 제외하곤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아무튼 한마디로 충북소재 상업계특성화고교는 미래 인력 양성에 발 빠른 변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4차 산업분야를 한마디로 DNA(Data, Network, AI)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로는 DNA에 종사할 인력을 배출할 변화 움직임이 상당히 느린 것이 현 교육현장이다. 예로서 최근 3년간 소프트웨어개발 직종만 보아도 인력확보율이 2017년은 83.2%, 2018년은 81.9%, 2019년은 81.1%에 불과하다. 특히 전체 산업에서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2018년의 경우에도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 증가분은 전체산업 취업자 수 증가의 55.7%를 차지할 정도인데 이를 맞추어 주지 못하는 교육현장이 답답할 뿐이다.

하드웨어 분야는 일자리 수 증가가 크지 못하다. 기계가 대신해 주는 일들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이 직접 일해야 하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이다. 특히 상업계 특성화 고교의 전공개설과의 발 빠른 대체가 더욱 시급하다. 우리 때야 상고 나와서 은행에 취업하면 좋은 직업이었지만 앞으로 은행원들처럼 인력 수요가 없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특히 충북 진천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유치 위원장을 맡았던 나로서는 예를 들어 상업계 특성화고교가 인공지능학과, 소프트웨어개발학과 등으로 특성화를 하고 여기에 대학의 적극적 변화 그리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의 연계로 세 그룹이 함께 무엇인 가 크게 물려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충북교육청이 적극 나서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상업계 특성화고교를 DNA인력 양성학과 위주로 개편시키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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