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모를 과수화상병 피해
충북 확진 농가 390곳 220.7㏊
이시종 지사 ‘대체 작물 식재 계획’ 급부상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에서 지난 주말동안 51곳의 농가가 과수화상병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피해 면적이 그동안 가장 피해가 많았던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충북 과수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제안했던 대체 작물 식재 계획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충주 276곳, 제천 104곳, 진천 1곳, 음성 9곳 등 390곳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충주 12곳, 제천 36곳, 음성 3곳 등 51곳에서 추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220.7㏊에 달한다. 역대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해 피해 면적 88.9㏊의 2.5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피해 면적은 도내 전체 사과·배 과수원 면적의 2% 규모이며 전국 발생 농가(181개 농가)의 80%, 피해면적(127㏊)의 7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충북의 사과 재배 면적은 3929㏊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피해 면적은 전체의 5.6% 수준이다.

국내 5번째 사과 산지인 충주의 피해 면적은 158.9㏊로 역대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해 40.8㏊의 3.8배 이상이다.

특히 충주 산척면의 경우 150여 곳의 사과밭 중 141곳이 감염돼 사과 농사 기반이 붕괴될 처지다.

누적 의심 신고는 510곳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주 15곳, 제천 16곳, 진천 1곳, 음성 1곳, 증평 1곳이 추가로 접수됐다.

도 농업기술원과 농진청,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가의 과수를 매몰 처리하는 등 긴급 방제에 나섰다.

충주 89곳과 제천 39곳, 음성 3곳 등 131곳(76.1㏊)의 매몰 작업을 완료했다.

충북 북부지역에 과수화상병이 집중되고 해마다 발병 규모가 늘어나면서 매몰 과수도 증가, 지역 과수산업 기반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과 대신 다른 작물을 심는 방안이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현재 과수화상병이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로 충북 과수의 최대 위기”라며 “대체 작물 식재 등 과수화상병의 근원적 문제 해결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라”고 충북 과수산업의 정밀 진단을 주문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부터 도 농기원에 아열대 작물 재배 가능성에 대해 연구를 지시한 상태다.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 아열대 지역이 점차 북쪽으로 상승하고 있어 충북에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이 지사의 지시에 따라 도 농기원은 아열대 채소 10종과 아열대 과수 10종, 특용작물 2종에 대한 신소득 작목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충북에서 재배된 바나나는 좋은 토질과 큰 일교차의 영향으로 수입산보다 당도가 높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경제성도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소비처인 수도권과 가까워 물류 유통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제주, 남부 해안지역보다 평균 기온이 낮아 온열비 등이 더 들지만 첨단 스마트 재배기술이 보급되면서 비용 절감도 가능해 진 상태다.

도 농기원은 조만간 대체 작물과 관련한 연구 내용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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