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세상을 보며] 안용주 선문대 교수

SARS-CoV-2.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市)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WHO에 의해 COVID-19로 명명되었다. 이 감염증을 처음 세상에 알린 우한시의 의사 리원량(李文亮)은 환자들을 돌보다 자신도 감염이 되어 이듬해 2월 6일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했다.

이 바이러스는 2020년 1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해외 여행객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팬데믹 현상을 일으켰다. 현재(6월16일 오전 10시 기준) 확진자 수는 214개국에서 8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가 43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확진자 수가 218만 명을 넘었고 브라질(89만 이상), 러시아(53만이상)으로 감염은 계속되고 있다. WHO는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의 최고 경보단계인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포했고, EU의 핵심국인 독일, 프랑스 등을 비롯한 세계 30여개국에서 국경봉쇄를 단행했다.

BC(Before Corona)에서의 사회는 사람은 물론, 기기, 사물, 무생물 객체까지도 끊임없이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초연결지향사회(Hyper-connected society)였다. 지나치리만큼 연결에 의존한 사회에 코로나19는 연결과 초연결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물리적 연결을 통해 구축되었던 사회구조에서 먼 미래라고 생각했던 가상적연결사회를 바로 코앞까지 옮겨다 놓았다.

AC(After Corona)사회는 결국 인간의 물리적 연결에 단절과 분리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정한 물리적 거리(social distance)를 요구하고, 불필요한 접촉으로부터 단절을 요구하고, 파편화와 분절화를 요구한다. 정보와 지식의 통합(intergration)을 통해 구조화된 사회로 통합·발전해 온 현시대에 뉴노멀(New Normal)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일상이 비일상이 되어버리는, 이전의 비정상이 정상상태로 받아들여지는 환경으로 스윗치되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선에 서 있다.

코로나19는 단절을 요구하면서 파편화가 아닌 분절상태의 느슨한 연결(loose connection)을 요구한다. 물리적 갭을 디지털로 메우는 모자이크족(PDG, Post Digital Generation)의 등장은 이를 대변한다. 들판을 뛰어다니며 자연과 벗하면서 EQ를 길렀던 세대에서, 차갑고 세련된 디지털환경에서 자라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구해 온 세대로의 교체는 담쟁이 넝쿨처럼 어느 한 부분이 단절되어도 다시 이어지는 분절적 연결을 추구한다. 이런 행동은 고립된 개인(isolated individual)에서 집단 속 개인(individual in group)이기를 갈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완전한 고립과 단절을 요구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초연결사회를 지향해 온 우리에게 물리적공간이 멀어져도 인간애가 살아있을 수 있는 감성적 초연결사회(Emotional Hyperconnected Society)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의 6월은 피 흘림의 대가로 쟁취한 민주의 달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상초유의 고립과 불신의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그림자가 있으면 반대편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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