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2도 화상 … 아이는 무사
양육권 두고 아내와 다투던 중
출동 경찰 피해 아들 안고 도주
휘발유 뿌린 뒤 차 안서 방화

[충청일보 곽근만기자] 양육권을 두고 아내와 다투던 40대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 22개월 된 자신의 아기와 함께 분신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청주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38분쯤 서원구 성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양육권 문제로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서지구대 소속 경찰은 주차장에서 남편 A씨(42)가 22개월 된 아기를 안고 달아나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는 경찰이 접근하자 차에 있던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다가오면 불을 붙이겠다고 소리쳤다.

그는 승용차에 탑승해 도주를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한 도로에서 다시 경찰에게 가로 막혔다.

A씨는 다시 자신의 몸과 차에 휘발유를 뿌렸다. 

대치 중 A씨는 차로 들어가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몸과 차량 내부에 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곧바로 차로 달려가 A씨가 안고 있는 아기를 먼저 구조했다. 그리고 순찰차에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A씨와 차량에 붙은 불을 껐다.

A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A씨는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아기는 머리카락이 조금 그슬렸을 뿐 무사했다. 아기는 엄마에게 인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에 불이 붙자마자 곧바로 아기를 먼저 구조했다"며 "순찰차 내 소화기를 이용해 A씨와 차에 붙은 불을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탈주민 가정으로 3년간 사실혼관계를 유지했다. 

평소에도 이들 사이에 낳은 아들의 양육권을 두고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씨가 회복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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