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조만간 종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섣부른 기대였을까.

수그러드는 듯 했던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다시 불이 붙었다.

주말에만 신규 확진자가 100명 넘게 쏟아지는 데다 전파 양상은 더 우려된다.

21일 0시 기준 확진자는 48명 늘어 누적 환자가 1만2421명에 달한다.

수도권 27명을 포함해 지역 발생이 40명, 해외 유입이 8명이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23일 만에 최대 규모인 67명을 기록했다.

해외 유입도 지난 4월 5일 이후 가장 많은 31명이나 나왔다.

코로나19는 최근 집단 감염이 이어진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으로까지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틀 연속 전국 17개 시·도 중 절반이 넘는 9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서울·경기·인천과 대전은 물론 대구, 광주, 세종, 충남, 경남 등 한동안 확진자 발생이 뜸하거나 거의 없었던 곳에서도 환자가 나오면서 이제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은 없어 보인다.

급증한 해외 유입도 골칫거리다.

해외 유입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 다섯 차례나 10명 대 두 자릿수를 기록하더니 20일에는 30명 대까지 늘었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유입 감염이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보이는데 농번기를 맞아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많아졌고 금어기가 풀리면서 원양어선 등 선원들도 속속 입국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요 출신 국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에선 코로나19가 한창 유행 중이다.

확진자가 속출하는 국가에 대해 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방역 당국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며 일단 특별입국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곧이 곧대로 믿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방역 지침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하지만 자기 편한 대로 행동하려는 사례가 속속 나와 안타깝다.

20일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 기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한 5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정부가 지난달 대중교통 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뒤 이를 문제로 기사를 폭행해 구속된 첫 사례라고 한다.

충북 청주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 기사를 때린 시민이 입건됐고 서울 구로구에서도 버스 기사가 마스크를 쓰라고 하자 행패를 부린 승객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스크 착용은 이제 감염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을 넘어 타인에 대한 기본 예의가 됐다.
밀폐된 공간인 데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대중교통 수단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건 용납해선 안 된다.

시쳇말로 '오늘 내일' 하는 환자도 늘어났다.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위중 환자, 산소 치료를 받거나 38.5도 이상 고열의 중증 환자가 33명에 달한다고 한다.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어쩔 수 없다.

앞으로도 당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같이 지내야 하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현실 인정과 방역 수칙의 더욱 철저한 준수가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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