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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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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8  14: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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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산책] 김법혜 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사람들은 흔히 바닷가 모래위에 글씨를 쓰듯 쉽게 말하지만 듣는 사람은 쇠 철판에 글씨를 새기듯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칼이나 총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사람의 혀끝에 맞아 죽은 사람이 많다. 본인은 지나가는 말로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란 말이 그 뜻이다. 

천수경 대목에 제일먼저 정구업진언이 나온다. 말하기 전에 입을 깨끗이 하고 말하라는 뜻이다. 좋은 말, 따뜻한 말, 고운 말 한마디는 누군가의 가슴에 씨앗처럼 떨어져 뜻밖의 시간에 위로와 용기로 싹이 틀수 있다. 모로코 속담에 '말로 입힌 상처는 칼로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말이 있다.  

그처럼 말은 깃털과 같이 가벼워서 한번 내뱉으면 주워담기 힘들다는 탈무드의 교훈도 있다. 칭찬은 작은 배려이고 작은 정성이고 씨앗이며 작은 불꽃이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크게 자란다. 그래서 칭찬은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내가 한 칭찬 한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 씨앗이 되어 크게 자랄 수 있다. 살다 보면 실수가 많으니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곧 온전한 사람이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워 입술을 닫을 줄 아는 사람이 지혜가 있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으리라.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말(글)은 그 사람 자신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항상 조심하고 가장 신중해야 할 부분이 말이다.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다. 엉뚱한 말도 계속 듣다 보면 진짜같이 들리는게 말이다. 선전선동이 어느 때는 진짜처럼 되기도 한다. 믿고 싶은 사람에겐 더욱 더 그렇다. 최근 일 잘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회의 승인을 얻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인들의 지나친 말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것 같다. 임명 당시 "윤 총장"을 치켜세우던 대통령의 은애는 짝사랑으로 끝나는 것인지?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 총장은 법사위 소환대상 1호로 지목했다'고 말해 상처를 주기도 했다. 어쩌다 이리됐을까? 실세 정권이 무딘 칼 대신 벼린 입을 들이댄 업보 아니겠는가 싶다. 또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놓고 사사건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맞서며 견제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윤 총장의 흔들기와 검찰의 힘빼기는 그 틈새를 정치권까지 집요하게 파고 들고 있어 안타깝다. 여당이 가세해 윤 총장의 공방을 벌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는 형국이다. 정부는 검찰이 권력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총장 임기(2년)를 법으로 보장한 점을 고려하면 정치권의 사퇴 압박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 앞에 평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도 정면 배치된다. 당장은 오른팔 왼팔 잘려나가는 게 아프고 서운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는 약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정권 실세를 앞세워 칼을 휘두를지 모르지만 세상은 제행무상이고 윤회를 거듭하기 때문에 다 멈추면 더 큰 매를 맞을 수 있어 정도를 지키는 것만이 잘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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