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여름이 오면 감염 확산 추세가 진정되리라는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에 그치고 마는 것 같다.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르면서 올해 하반기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기약 없는 '공존'을 해야 할 판국이어서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8일 전 세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숫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국 우한 발 폐렴 발생 사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된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영국, 스페인, 페루 등의 순으로 많았다고 한다. 방역망이 이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던, 이른바 'K 방역'을 선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도 안전함에서 거리가 되레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67명을 기록한 이후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또다시 60명을 넘어섰다.

'생활 속 거리두기'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선인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가장 직관적인 해법은 '선제적 방어'이지만 사람에 대한 감염병의 경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모든 사회·경제 시스템의 가동을 중지하고 외출도 무조건 통제해야 하는데 그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 유입 감염도 계속 방역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 40~60명 대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면 20명 안팎의 확진자는 어김없이 해외 발 감염자로 파악되고 있다.

입국장의 문을 아예 닫아버리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면 그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섬처럼 스스로 고립되고 만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각 국 제약회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는 중이다.

각 국 정부들도 민간의 이런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희망적 계산으로도 개발에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한다.

결국 싫든 좋든 전 세계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한동안 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경제 활동을 서둘러 다시 시작했다가 재유행을 재촉하고 말핬다.

물론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함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

소생하는 듯 했다가 다시 위축되고 글로벌 가치사슬은 붕괴하면서 세계 경제도 회복 불능의 타격을 받게 될 조짐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지난주 연거푸 대폭 하락세를 보인 점은 이에 대한 전조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코로나19 방역은 각 국 별로 벌이던 국지전을 넘어 전 세계적인 연대로 확대돼야 한다.

개개인의 방역 지침 준수와 분위기 확산도 물론 중요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라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퍼지는 중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지난 3월 열렸던 주요 20개 국(G20) 화상 정상회의를 다시 소집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국민들도 지쳐있겠지만 코로나19의 숙주로 자리잡은 방문판매업체, 요양시설, 콜센터, 교회 등의 이용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 역시 감내해야 한다.

끈기를 갖고 이 사태를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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