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 6·25 70주년 기획전
'낯선 전쟁' 유튜브서 온라인 공개

▲ 변월룡 作 '조선분단의 비극'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한국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과 분단,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커지며 점차 '낯선 전쟁'이 돼가고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지만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 전달에 그칠 뿐 실감하기는 어렵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계기로 기획한 전시 '낯선 전쟁'을 유튜브에서 선보이고 있다.

국가 간 대립, 이념의 상충처럼 전쟁을 설명하는 거시적 관점의 이면에서 전쟁 한가운데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시는 1부 '낯선 전쟁의 기억', 2부 '전쟁과 함께 살다', 3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4부 '무엇을 할 것인가' 등으로 구성됐다.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다룬 동시대 작품까지, 시공을 넘어 전쟁을 소재로 한 드로잉·회화·영상·뉴미디어·퍼포먼스 등이 총망라됐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쟁과 재난 속에서 훼손된 인간의 존엄에 주목한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작품 250여 점이 선을 보인다.

'낯선 전쟁의 기억'에서는 전쟁 세대의 기억 속 한국전쟁을 소환한다.

김환기·우신출 등 종군화가단의 작품과 김성환·윤중식의 전쟁 시기 드로잉, 김우조·양달석·임호 등의 작품 등이 공개됐다.

이방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전쟁과 한국인들의 모습이 담긴 저널리스트 존 리치와 AP 통신 사진가 맥스 데스퍼의 사진도 소개된다.

한국전쟁 참전 군인이었던 호주의 이보르 헬레와 프랭크 노튼, 캐나다의 에드워드 주버가 전쟁 당시 상황을 그린 작품들도 디지털 이미지로 선보인다.

'전쟁과 함께 살다'에서는 분단으로 야기된 사회 문제들에 주목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술학도에서 군인·포로·실향민으로 산 경험을 그린 이동표, 세계적인 무기박람회장이 가족 나들이 장소가 된 역설을 담은 노순택의 '좋은, 살인'(2008),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삶을 관찰한 한석경의 '시언, 시대의 언어'(2019), 컴퓨터 게임처럼 가상화한 공간에서 전쟁의 폭력성을 탐구한 김세진의 신작 '녹색 섬광' 등이 소개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에서는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훼손된 가치를 짚어본다.

2011년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 생활을 하는 동안 난민이 처한 상황을 다양한 매체로 알려온 아이 웨이웨이, 분쟁 지역 여성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삶을 다룬 에르칸 오즈겐, 전쟁 이면에 숨은 거래를 폭로하는 로베르 크노스와 안토아네트 드 용 등 동시대 예술가들은 예술 활동과 사회적 실천으로 전쟁 속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평화를 위한 실천을 모색하는 활동을 소개한다.

안은미는 군 의문사 유가족과 함께 진행했던 전작 '쓰리쓰리랑'(2017)에서 출발한 신작 '타타타타'(2020)를 선보인다.

디자이너와 예술가들로 구성된 그룹 도큐먼츠는 한국전쟁 당시 배포된 '삐라' 중 '안전 보장 증명서'(Safe Conduct Pass)를 2020년 버전으로 제작, 보여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