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최종 결렬… 32년 만에 '첫 독주'
여야 '서로 네탓'… 정직석 "부의장도 안 맡아"

[서울=충청일보 이강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3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구성 협상에 나섰으나 최종 결렬됐다.
회담 직후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앞서28일 양당 원내대표는 박 의장 주재로 3시간 35분간 회동하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밝혀 여야가 원구성에 합의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여당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이와 관련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민과 기업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상임위장 선출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운영위원장에 김 원내대표, 예결위원장에 정성호 의원,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의원,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의원, 과방위원장에 박광온 의원, 행안위원장에 서영교 의원, 문체위원장에 도종환 의원, 농해수위원장에 이개호 의원, 환노위원장에 송옥주 의원, 국토위원장에 진선미 의원, 여가위원장에 정춘숙 의원 등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선출됐다.
다만 정보위원장은 국회법상 야당 몫 국회 부의장이 뽑혀야만 선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날 본회의에선 선출되지 않았다.

특정 정당이 국회 상임위장 18개를 모두 가져간 것은 1988년 이후 32년만이다.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의석수 비율에 따라 여야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가져왔다.
여야 원내대표는 입장을 밝히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합의를 거부해 국회를 정상가동하고 특히 3차 추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18개 상임위장을 전부 선출하고 상임위를 전부 가동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합의 실패를 통합당의 탓으로 돌렸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장은 상생·협치·견제·균형에 있어 핵심적인 자리로 야당이 맡아왔지만 민주당이 오랜 관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장을 빼았았다"며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여당을 비난했다.

한편 야당 몫 국회 부의장으로 유력했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협상 최종 결렬 직후 "국회부의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대미문의 반민주 의회 폭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회부의장 안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국회 부의장도 포기 할 것이냐"라고 물은데 대해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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