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오래 전에 아들의 잦은 폭행에 중상을 입은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 중에 자식을 처벌하지 않기를 바라는 신문기사는 우리를 우울하게 했다.

최근 들어 발생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은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채근담에 이르기를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당연히 그리해야 할 일”이라고 일러왔고, 예로부터 우리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칭송을 받아 왔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함을 제일의 덕목(德目)으로 삼고 살아왔다.

증자(曾子)는 예기(禮記)에 효유삼(孝有三)이라고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 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 첫째로 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요, 기차불욕(其次弗辱), 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 셋째는 잘 봉양(奉養)하는 것”이라고 이르고 있다.

한시외전(漢詩外傳)에 풍수지탄(風樹之歎)이라고 “나무가 조용해지려고 하나 바람이 자지 않음을 한탄 한다” 함은 부모에게 효도를 하려고 하나 이미 돌아가시고 안 계심을 한탄한다는 말로 살아 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하기를 바라는 말이다. 지난날 교직에 있을 때, “자식은 부모님께 효도를 하려하나 부모님께서는 기다려 주시지 않는다”고 효도하기를 당부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부모님께서 저희들 곁을 떠나셨으니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가 되었다.

공자가 이르기를 “효자의 어버이 섬김(孝子之事親也)은 기거하심에는 공경을 다하고(居則致其敬), 봉양함에 즐거움을 다하고(養則致其樂), 병드심에는 근심을 다하고(病則致其憂), 돌아가심에는 슬픔을 다하고(喪則致其哀), 제사지냄에는 엄숙을 다하는 것(祭則致其嚴)”이라고 했다.

얼마 전에 아침산책 중에 대학생의 인사를 받았다. 청주고 시절의 제자였다. 전공학과를 묻고, 몰라봤는데 인사를 하니 고맙다고 하고, 주머니에서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붓으로 쓴 명함크기의 글씨를 주고 “어디서나 주인의식을 갖고 생활”하기를 당부했다. 교장시절에 학생들에겐 당부의 글이나 강당에서 가끔 당부의 말을 한 것이 고작인데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인사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 한 것이 효험을 보았는가 보다.

교육현장에 인성교육의 부재를 탓하고 있다. 교육은 책임자의 경영방침과 함께 일선 교사들의 실천의지가 뒤따라야 한다. 학생시절에 인사를 하지 않는 학생은 나이 들어서는 게면 적어서 인사하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교감 때부터 교실, 교무실, 행정실에 예기(禮記)의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을 계시하고, 학생들에게는 집의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실천하도록 했다.

논어에 기산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이라고,“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행하여진다”고 했다.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한다.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멀리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자주 전화를 드릴 때, 자녀들도 먼 훗날 부모님께 자주 전화를 드리게 되고 찾아뵙게 된다. 이제 늦기는 했지만 작은 효(孝)부터 실천해서 기본이 바로 선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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