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택 충주시 식품위생팀장

 

[기고] 김경택 충주시 식품위생팀장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바라는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코로나19 상황이 다섯 달을 넘기고도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즐겨했던 아침 산책도 잃어버렸고, 20여 년 넘게 봄·가을마다 이어 온 옛 친구들의 모임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미디어에서는 연일 생중계하듯 새로운 코로나19 소식과 전문가 분석을 전한다.

감염병의 공포가 일상 속에 파고들면서 실로 많은 것이 변했다. 외출과 만남을 멀리하는 생활의 변화가 당연시되고, 인륜지대사로 여겨지는 혼인과 장례식에도 발길이 뜸해졌다. 오히려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가장 큰 배려가 된 것같아 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는 생활 속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 씻기 생활화 등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대응이 세계 최고라고 WHO에서도 평가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괜스레 가슴 깊은 속에서 자부심이 올라옴과 동시에 보건당국이 전하는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개인위생 수준이 높아진다면 깜깜이 접촉이 우려되는 코로나19 감염도 상당히 줄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만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일상에서 소홀히 하고 있던 여름철 건강관리를 다시 살펴야 할 때다.

얼마 전 안산시 한 어린이집의 식중독 뉴스를 접했다. 40여 명의 어린이에게서 병원성 대장균 O-157이 원인균으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병원성 대장균은 미생물이다. 부적절한 채소 세척,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 조리자 개인위생 관리 소홀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매년 지역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식중독이 생기지만 예방이 가능하다. 미생물은 가열하는 것만으로도 사멸된다. 식중독 원인균을 차단하고 식품 취급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식중독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이야기했듯 우리나라는 이미 코로나19 방역에 선진적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사회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수칙을 미디어에서 잘 홍보한 덕분에 손 씻기 생활화로 동네 의원에서 감기 환자까지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여름철 위생 관리에도 충분히 같은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나는 자신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고 실천한다면 식중독 같은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식중독 예방의 3대 원칙은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다. 물은 꼭 끓여 마시며, 채소류는 깨끗이 씻고, 육류와 생선류는 반드시 익혀 먹는 당연한 원칙을 명심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건강, 우리 가족의 건강, 아이들의 건강을 확실하게 지켜갈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나 잘 해왔다.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한류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하는 K-방역이 코로나를 넘어 모든 건강관리 영역에 펼쳐질 수 있도록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 원칙도 다함께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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