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순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여든네 번째 봄' 최근 출간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지역의 이월순 시인이 최근 일곱 번째 시집 '여든네 번째 봄'을 펴냈다.

노년을 맞아 새롭게 느끼는 일상을 그린 작품 63편이 5부로 나뉘어 실려있다.

1부는 우리 시대 노년의 일상을, 2부는 노년을 맞아 돌아보는 유년 시절과 젊은 시절을 담고 있다.

3부는 오래 시를 써 온 시인의 시론을 담은 시들을 비롯해 시로 위로를 받고 시에 감사하는 시편들로 구성됐다.

4~5부는 나이를 먹으며 찾아오는 우울함을 신앙으로 달래고 성찰하는 시편들로 채워졌다.

전체적으로 우리 시대 노년의 일상이 마치 우리가 그 안에 들어가 경험하듯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목청 큰 노인 당당하게 이겼다고 / 민들레 꽃대처럼 꼿꼿이 으스대고 / 목청 작은 노인 할미꽃 꽃대처럼 / 목 고개 푹 꼬부라져 울고 간다'(시 '노인정 진풍경' 전문).

노년의 힘겨움도 많은 시에서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문학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부터 청주에서 출발한 시인이 장소에 도착했지만 모임 날짜가 그 날이 아니라 다음 주였음을 알게 되는 '착각', 가스 불 위에 올려놓은 찌개를 깜빡하고 태워먹은 뒤 쓴 '닮아 가는 내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인은 8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한 육체적 한계는 물론 정신적으로 찾아오는 힘겨움에도 여전히 삶을 즐기며 시도하고 반추하면서 희망을 노래한다.

노인정에서 장구 치는 강사에 맞춰 노인들이 다 같이 들썩 들썩 춤을 추거나('장구치는 강사') 여든 네 살의 봄에 느끼는 기쁨과 감사('여든네 번째 봄') 등에서 보듯 시인은 여전히 삶의 한가운데서 그것을 온몸으로 향유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이 시집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하지 않음을 보면 계속 시혼을 불태울 준비가 된 듯 하다.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시인은 60세 되던 해 동네 우체국에서 처음 시와 수필을 쓰기 시작한 이래 24년 간 꾸준히 시집, 동시집, 수필집을 펴냈다.

'세기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 '동서문학' 시 부문 맥심상,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 대한기독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풀부채 향기'·'내 손톱에 봉숭아 물'·'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동시집 '바보같은 암소',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신앙시집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등을 출간했다.

청주에서 집필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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