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충남 천안시가 지난 10일 제9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인구정책 유공으로 국무총리상을을 받았다고 한다.

축하는 할 일이지만 과연 축하를 받을 만큼 결과를 도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수긍이 쉽지 않다.

상을 받은 이유는 천안시가 결혼·출산·양육 친화적 사회분위기 확산 및 고령화 대응에 기여한 공로가 있어서 라고 했다.

시는 출산장려정책으로 2017년∼2019년 출생축하금으로 13억9200만원, 교복비로 같은 기간 8억4200만원, 출생축하용품 2억6000만원을 썼다.

여기에 저출산 인식개선교육, 임신·출산·보육 지지기반 구축, 일·가정양립지원사업, 천안시직장맘지원센터 운영, 출산장려분위기 조성 등에 추가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출생아 수는 2015년 6412명, 2016년 6021명, 2017년 5439명, 2018년 5345명으로 투자한 예산과는 반비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합계출산율도 2013년 1.35%, 2014년 1.30%, 2016년 1.29%, 2017년 1.16%로 내리막길에 있으며, 충남도 평균보다 떨어지는 참담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역 전체인구도 천안시 개청 이래 처음으로 지난 4월에 전달보다 191명이 줄은 68만2577명으로 나타나 시가 바짝 긴장했다.

출생아  수나  합계출산율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통계수치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이 미스터리다.

평가 보고서를 잘 쓴 것인지, 평가 경쟁상대인 다른 지자체가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증자가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라고 했다.

천안시의 출산정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한자 표현상으로는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대한민국 정부도 백년대계인 교육과 인구정책에는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나 천안시 공히 출산장려정책 관련 예산을 더 투입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당장 근심거리가 생긴다(人無遠慮 必有近憂·인무원려 필유근우)’고 했다.

일 잘했다고 상을 받았는데 딴지를 거냐고 하겠지만 상을 받을 만큼 성과를 냈는지 성찰해봐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상을 준 국무총리가 머쓱해지지 않을까.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