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시인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시인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마음은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무게를 알 수도 없지만, 우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내 마음이라고 한다. 내 마음이니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으니 과연 내 마음이 내 마음일까.

마음이 힘들면 몸도 따라서 힘들고, 몸이 힘들 때면 마음도 힘들고, 마음 다스리기 또한 무척 어렵다. 몸이 하드웨어라면 마음은 소프트웨어이다.

마음에 대하여 생각할수록 오리무중(五里霧中)인데,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의 불교방송 강연과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생각 사용 설명서’를 숙독하고, 마음을 잘 알고 충실히 실행하겠다고 다짐해본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을 본인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은 내 노력이나 의지하고는 아무 상관없이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생각’이 본인의 통제 밖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전현수 원장은 2003년 여름, 미얀마 양곤에 있는 한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배우던 중 ‘생각’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생각을 포함한 마음의 작용은 매우 빨라서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를 알기 어렵고, 모든 괴로움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를 보고 떠올리는 ‘생각’ 때문이라니 무척 참신하다.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듯이 생각도 조건에 따라 떠오른다는 것이다.

마음은 언제나 어딘가에 가 있다. 그것도 한 순간에 한 곳만 간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음악을 듣다가 공부하다가 하는 것을 반복한다. 귀는 소리가 들리면 간다. 우리에 대해 생각을 안 한다. 눈도 마찬가지다. 감각기관은 다 그렇다. 마음은 한 번에 한 곳만을 간다. 마음이 명상의 대상에 가 있으면 다른 곳을 갈 수 없다. 생각은 주로 과거와 미래로 마음이 간 것이니, 명상을 통해 항상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이 되면, 마음이 항상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고 생각이 일어나지 않거나 바로 알아차리면 사라진다니…

생각은 입력된 탱크에서부터 떠오르고, 생각의 탱크는 용량이 엄청나게 큰 컴퓨터처럼 용량이 엄청나지만, 생각 컴퓨터에는 지울 수 있는 기능이 없다. 한 번 입력되면 없어지지 않고 언제든지 떠오를 수 있다니, 앞으로 생각 탱크 속에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좋지 않은 것은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렇지만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로 겪는 것은 모두 입력되니 결코 쉽지 않다.

우리 마음이 현재에 있으면 과거와 미래에 있을 수 없다. 과거와 미래의 산물인 화나 불안 걱정이나 들뜸이나 설렘 없이 현재에서 산처럼 의연하다. 마음은 언제나 한 번에 하나의 대상에 가 있고, 마음이 어느 쪽으로 자꾸 가면 그쪽으로 길이 나니 마음을 좋은 쪽으로 자꾸 유도하여, 그 쪽으로 생각나는 길과 습관을 만들어 나쁜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소중한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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