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오한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본격적인 무더위에 앞서 장마철을 맞았다. 최근 3~4년간 장마철임에도 비가 적게 내리는 이른바 '마른장마'가 이어졌지만, 이번 여름은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장마가 이달 중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장마철을 똑똑하게 이겨내고 건강하게 여름나는 방법을 소개한다.

◇ 세균 '득실' 주방 위생 관리 이렇게 해요
장마철에는 습도와 기온이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식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익히지 않은 음식을 피하고, 남은 음식물은 실온에 방치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이라 하더라도 시일이 경과하면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여름엔 한 번에 먹을 만큼씩만 조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는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세균 번식을 막고 행주는 자주 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정수기 물이나 약수 대신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을 마시는 편이 좋다.

주방 위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손 씻기'로, 손에 붙어 질병을 일으키는 일시적인 집락균(세균)은 비누나 물로만 씻어도 쉽게 제거되기 때문에 요리하기 전후로 손을 씻으면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 만성질환자 '이것' 주의해요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큰 일교차로 인체의 내분비 및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오 교수는 "날씨가 더워지면 인체는 혈압을 약간 떨어뜨려 더위로부터 몸을 방어하는데, 장마철에는 반대로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기 때문에 혈압이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을 일으키지 않도록 기온에 맞춰 옷을 갖춰 입고, 실내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이미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 만큼 곰팡이균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장마철에 쉽게 나타날 수 있는 피부질환이나 식중독 등을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 기압의 변화로 관절 부위에서 생성되는 통증 화학물질이 순환 장애를 일으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아침저녁으로 온탕 목욕 또는 더운물 찜질을 하거나 식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관절에 도움이 된다.

◇ 마음 건강 이렇게 살펴주세요
장마철에는 구름이 햇빛을 가려 일조량이 감소하는데,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어들면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또 장마철에는 덥고 끈적이는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질 수 있고 외출이나 나들이에 제한을 받아 상대적으로 갑갑함도 느낄 수 있는데, 장마 기간은 짧기 때문에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기존에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의 경우라면 우울의 정도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울감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한진 교수는 "장마철에는 해가 잠시 떠있는 순간만이라도 외출을 하거나 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일하는 것이 좋으며,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운 마음, 규칙적이고 고른 영양섭취를 통해 활력 있는 생활에 힘쓰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