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신사옥 공사, 컨소시엄 지역업체 '배분 찔끔'
계열사에 공사물량 집중… "들러리 세운거냐" 비판

 

[충주=충청일보 이현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역상생을 표방하며 충북 충주 신사옥 건설공사를 지역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맡겼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그쳐 빛이 바래고 있다.

19일 충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까지 충주제5산업단지 17만3000여 ㎡ 부지에 본관과 공장, 테스트타워, 물류센터 등을 짓는 공사에 최근 착공했다.
총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건축·토목공사는 현대산업개발·현대아산 등 현대 계열사와 2개 지역 건설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그룹 내 건설사업은 보통 계열사에 맡기는 게 일반적인데다 지역업체가 대등한 자격으로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토록 했다는 점에서 상생을 위한 배려라는 호평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열사에 공사 물량을 집중하고 지역 건설사에는 찔끔 배분에 그쳐 들러리만 세운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 측이 지역업체에 배분한 공사는 토목공사인데 공사금액이 전체 2000억원의 2.5%인 6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5산단은 조성공사를 이미 마친 부지여서 토목공사 분량은 많지 않은 상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4개 회사 컨소시엄이 공동도급한 물량을 나눈 것이어서 다른 하도급보다 인건비 등 원가가 크게 상승하지만, 공사비가 적어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게 중론"이라며 "이런 방식이라면 지역업체는 하도급이 차라리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색했던 지역업계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역상생 제스처가  "생색내기에 그쳤다"며 돌아서는 분위기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지역업체는 수주 포기의사를 이미 현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지역업체들의 기분이 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다"라며 "공정별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려다 보니 지역업체 참여 범위가 좁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재는 토목공사만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공구별 설계를 완료하면 공사 금액은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공사 참여 비율에 관한)어떤 틀을 사전에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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