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연기향교서 제6회 항교음악회 '마중' 공연 성료

[충청일보 정완영기자] 세종시 연기면 연기향교 명륜당에서는 지난 18일 조선의 러브스토리 '안탁갑과 세종대왕'의 사연을 가무악으로 꾸민 제6회 향교음악회 '마중'이 열렸다.

옛날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 순흥 안씨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용모도 예뻤지만 글공부며 바느질, 가야금도 잘 하는 팔방미인이었다. 아이의 꿈은 임금님께 시집가는 것이었다.

방년 17세 임금님께 시집가려면 궁궐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한양으로 길을 떠나 매일같이 궐 밖에서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궁궐 문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실망한 여인이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선비 차림의 두 사내가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이들은 급히 나오다 그만 궁궐문 밖에 서 있는 안씨 여인의 어깨와 부딪치고 말았다. 선비는 얼른 여인을 일으켜 세우며 그녀와 눈이 마주쳤는데 두 사람은 그만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서로 이끌려 주막에서 밤새 운우지정을 나눴고 선비는 여인에게 내일 이곳으로 가마를 보낼 테니 그것을 타고 나에게로 오라고 청혼을 했다.

다음날 아침 여인이 정신 차려 생각하니 자신은 임금님께 시집가려고 왔지 잘생긴 선비에게 시집가려고 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곳을 떠나버렸다.

선비는 후일 조선의 넷째 임금으로 성장하는 세종대왕이었다. 청년 세종은 사람을 시켜 안탁갑이란 여인을 백방으로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여인을 그리워하던 세종은 자리에 눕고 말았으며, '안탁갑아 안탁갑아'라고 부르며 헛소리까지 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안탁갑다'라고 했다.

세종이 사랑했던 여인 안탁갑 때문에 그때부터 사람들은 애처로운 처지에 있는 것을 '안탁갑다'고 표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탁갑이 태어난 마을은 오늘날 세종시가 됐다.

향교음악회는 문화재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과 결합해 교육·체험·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문화재 향유 프로그램으로, 시와 문화재청이 지원하는 향교서원 활성화 사업으로 추진됐다.

이날 공연은 국악 공연과 전통춤, 성악과 현대무용, 랩이 어우러진 퓨전 국악공연으로, 코로나19와 폭염에 지친 면민들에게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다.

연기항교 김만수 전교는 "이번 음악회로 향교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매년 향교음악회를 개최해 시민들이 마음을 순화하고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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