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수요단상]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오뉴월의 하루 빛이 어디냐, 후배 녀석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처럼 버르장머리 없이 덤빈다고 기갈을 부리는 선배가 있다면 그러한 선배는 무시해 버려도 된다. 나이나 졸업년도, 입사년도 등등을 앞세워 선배라고 강조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부친다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 누워서 절 받기로 선배의 대접을 후배에게 강요하는 사람도 매양 마찬가지다. 무능하기 때문에 선배티를 내면서 후배에게 군림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꼴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후배가 밀고 올라오면 기득권이 위협받는다고 걱정을 하기 보다는 젊은 후배들이 새로운 생각을 지니고 있으면 그것을 수용하여 자신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선배는 후배로부터 존경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무능한 선배가 항상 후배의 앞길을 가로막고 훼방을 일삼는다. 심술을 부리고 애를 먹이고 이런 험 저런 험이 없나 하고 눈초리를 굴리는 직장의 상사는 아랫사람들이 공연한 신경을 쓰게 하여 분위기를 살벌하게 한다. 그리고 직위가 높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복종을 강요한다. 이러한 상사는 두려움을 거짓으로 감추고 위장하는 잔꾀에 불과하다.

뉴턴에게 바레트란 선생이 있었다고 한다. 바레트 선생이 제자로 맞이한 뉴턴을 가르치다 보니까 수학을 뉴턴이 자신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날 바레트는 학생의 자리에 있는 뉴턴을 불러 그대가 설 자리는 교단이고 내가 앉을 자리는 학생의 자리라고 밝힌 다음 뉴턴에게 새로운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성인께서는 이러한 바레트와 같은 사람을 두고 후진을 두려워할 줄 안다고 말할 것이다. 나이만 많이 먹었다고 사람의 길을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쉼 없이 배우는 사람만이 후진을 두려워할 줄을 안다. 무서워서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삶의 길을 진실로 밟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음을 잊지 말라고 성인은 후배를 두려워하라고 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돋는다고 안중근의사가 말했다. 내가 배우고 익히지 않고 어찌 자존심만 내 세우고 남을 시기만 하는가?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했듯이 내가 갈고 닦는 것은 나이나 선배가 아니라 능력과 지혜를 쌓는 것이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한다. 선배이든 상사이든 무능하면 후배들로 하여금 버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존경 받고 살아남으려면 갈고 닦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생존 법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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