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인간은 살면서 두 가지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간다. 그 중 하나는 ‘외면적 가치’로서, 부(富,) 권력, 명성, 향락 등이며, 다른 하나는 인격, 지식과 지혜, 예술 등과 같은 ‘내면적 가치’이다.

무릇 가치(價値)란 ‘어떤 사물, 현상, 행위 등이 의미 있고 바람직한 것’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가치 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을 가치관(價値觀)이라 한다.

그런데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게 갖는 주관적 개념이며,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고 태도를 취한다.

돌이켜 보건대, 그 동안 우리나라는 압축 성장 정책을 통해, 경제적 부를 가져와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돈과 개발이 주류가 되는 ‘욕망의 사회’로 확장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외면적 가치’를 중시하게 되었다.

사실 목적보다 수단, 사회 전체보다 개인, 그리고 정신보다 물질이 우선시 되는 사회는 지나친 경쟁심, 배타성, 갈등으로 치닫게 된다. 뿐만 아니라 비인간화, 자기 소외, 자아 상실감 등 과 같은 정신적 피폐를 겪기도 한다.

이로 보아 인간의 ‘삶의 질’은 물적 요인과 같은 외부적 조건만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인간은 사유와 자유, 창조의 능력을 가진 이성적 존재로서, 물적 가치 이상의 가치를 도모한다. 즉 도덕 및 윤리 그리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통해, 보다 의미 있는 가치를 추구 한다.

이처럼 ‘내면적 가치’가 중심이 되도록 살아가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잃어버린 채,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도착지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도 잘 모르면서, 그저 사회나 타인이 맞추어 놓은 기준에 나를 얹혀 놓고 지내기도 한다.

이는 그 만큼 가치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사회적 경험과 학습을 통해, 쓸모 있는 가치를 내면화(內面化) 해야 한다. 나아가 여러 가치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망라하여, 이를 사유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진정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의 여정(旅程)이 되려면, 외면적 가치만이 아닌 내면적 가치가 밀도 있게 담겨져야 한다. 그래야만 자기 존재 이유를 스스로 찾고, 외부 상황에 잘 흔들리지 않으면서, 가장 나다운 모습을 지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변에 내면적 가치로 다져 놓은 사람들이 눈에 띄기도 하다. 이들은 그 기둥에 기대어, 어떠한 고난과 시련이 닥쳐도 묵묵히 헤쳐 나간다.

아무튼 ‘내면적 가치의 삶’이야말로 우리 인생 전체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내면이 없는 삶은 결코 나의 삶이 아니라 남의 삶을 사는 것이다.

결국은 외면적 가치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살피는 일이 자기답게 사는 길이다. 나아가 내 가치가 스스로 의미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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