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토끼가 사는 달' 공전 히트작
'열여덟 어른' 국립극단 무대 오른다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만 18세에 보육원을 나온 성진은 얼마 되지 않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보육원 시절부터 성진과 친하게 지낸 윤호와 민철은 매년 성진의 기일에 맞춰 그를 보내줬던 수목장에 제사를 지내러 온다.

수목장에서 둘은 과거 성진과의 추억을 그리워하고, 보육원 생활을 얘기하며 애써 성진을 잃은 슬픔을 지우려 한다.

그러나 이들의 머릿속에서 계속 지워지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대체 성진이는 왜 자살했을까.

의문이 계속 커져가면서 마침내 둘은 그 이유를 찾아내는데….

대전지역 연극 단체인 극단 '토끼가 사는 달'의 작품 '열여덟 어른'이 국립극단의 '다시 연극이 있습니다'에 선정됐다.

'다시 연극이 있습니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장기화한 연극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립극단이 진행한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공연 예정이었다가 취소된 작품을 다시 준비하는 문화예술 단체나 개인을 공모해 공연장, 제작비, 홍보등을 지원한다.

'열여덟 어른'은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이 세상 반대편 어딘가 있을', '프로젝트C'의 '악어 시'와 함께 뽑혔다.
이 작품은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를 가장 폭력적으로 맞아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박하지만 진솔하게 그린다.

'열여덟 어른'은 만 18세에 보육원을 퇴소하는 보호종료 청소년을 칭하는 단어다.

보호종료 청소년에겐 자립정착금 500만원과 학업·취업 지원 제도가 제공되기는 하나 이것만으로 치열한 사회에 자리를 잡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연극 '열여덟 어른'은 지난 해 아름다운 재단이 기획한 '열여덟 어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토끼가 사는 달' 소속인 박도령 배우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 쓴 작품이다.

성남문화재단(성남 아트센터)이 올해 주최한 '연극 만원(滿員) 시리즈'를 통해 네이버TV에서 단 1회 실시간 생중계 됐음에도 시청자 1만6000명을 끌어모았다.

올해 대전문화재단의 창작예술 지원 선정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연극은 한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덜렁 있는 무대에서 배우들의 이야기로만 진행된다.

70분 동안 암전이나 퇴장 한 번 없이 담담하게 흘러가나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솔직하면서도 먹먹하다.
'토끼가 사는 달'은 오는 11월 이 작품을 국립극단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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