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축사 붕괴, 출동 소방관 급류 휩쓸려

 2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충북 충주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충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사망 2명, 실종 3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8시쯤 엄정면 신만리에서 조립식 농막에 있던 A씨(77·여)가 산사태로 매몰돼 숨졌다.

▲ 산사태로 토사에 휩쓸린 충주시 엄정면 탐방마을의 한 농막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 모습.

 이어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앙성면 능암리에서 산사태로 축사가 붕괴되면서 가스 폭발로 이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B씨(56·여)가 매몰돼 소방당국이 굴착기 등 장비 9대와 인력 30명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숨진 채 발견됐다.
 

▲ 충주시 앙성면의 산사태로 축사가 붕괴된 현장에서 굴착기 등 장비를 동원해 응급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오전 7시 30분쯤에는 산척면의 한 주택 가스 폭발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소방관 C씨(29)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C씨는 명서리 도로 옆 하천물이 불어나자 차량에서 내려 도로상황을 살펴보다가 도로가 유실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구조대를 보내 사고 지점과 하류 남한강에 합류하는 목계나루 구간을 수색하고 있다.
 

▲ 2일 소방관 실종사고가 발생한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의 한 도로 유실 현장 모습.

 또 오전 5시쯤 산척면의 한 낚시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축대가 무너지면서 아래 제천천에 떠 있던 수중좌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좌대에 있던 60대 부부 중 남편 D씨가 실종되고, 좌대 패널을 부여잡고 있던 부인은 가까스로 구조됐다. 노은면 수룡리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주민 E씨(78·여)가 집 앞 소하천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 충주 산척면의 한 낚시터에서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좌대를 덮친 현장 모습.

 인명피해와 함께 산사태와 저수지 붕괴 등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산척면 송강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5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소태면 도로에 낙석이 발생해 한때 도로 통행이 제한됐다. 충주~제천을 잇는 다릿재터널 인근에서도 산사태가 나 터널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또 엄정면 직동저수지와 탐방저수지가 붕괴됐고, 소태면 상촌저수지 제방 일부가 침식돼 시가 응급 보수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엄정면은 340㎜, 산척면은 336㎜, 앙성면은 246㎜, 소태면은 305㎜에 달하는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피해를 키웠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조길형 충주시장은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엄정면과 산척면 일원 현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이 지사는 엄정면행정복지센터에서 하천 범람과 시설 침수 등 피해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피해가 집중된 산척면 둔대마을 영덕천 현장을 찾아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
 

▲ 이시종 충북도지사(가운데)와 조길형 충주시장(맨 오른쪽)이 2일 소방관 실종사고가 발생한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도로 유실 현장을 찾아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충주시도 호우피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하천 진입로, 산사태 우려지역, 하천변 등 위험지역에 주민 출입을 차단시키고 사전대피 조치를 강화했다.

 조 시장은 집중폭우로 범람 위기에 처한 엄정면 원곡천과 면소재지 침수 피해지역, 앙성면 앙성천과 영덕천 현장을 점검하고 하천변 야영객들을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발령해 24시간 비상상황을 유지하며 호우 피해에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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