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기고]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인생 최고의 행복 중 하나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그 사람이 날 사랑해 주는 것은 정말이지 큰 행운이자 축복이다.

어릴 때는 이성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영원히 함께할 내 사람이라는 확신으로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곤 한다. 그러한 사람을 만나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그 기쁨은 상당히 크며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귀한 가치의 향유에 대한 감사함을 등한시한 채, 온갖 폭력행위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있는 이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데이트폭력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2016년 9,364건, 2017년 14,136건, 2018년 18,671건, 2019년 19,940건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데이트폭력은 엄연히 범죄행위지만 연인 간의 개별적인 문제로 치부되어 수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상당수의 데이트폭력의 경우 만취 후 발생하는 사례로 자칫 성범죄·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이유인즉 술은 충동조절 능력, 이성적 판단 등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마비시켜 감정조절 및 자기통제가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은 자칫 사랑을 빙자한 악질 대형 범죄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전제하여 데이트폭력 예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7~8월을 ‘데이트폭력 집중 신고기간’으로 선포하고 전담팀 운영을 통해 종합적인 수사를 꾀하고 있다. 또한, 보복범죄의 사전 차단을 위해 사후 모니터링 강화 등 맞춤형 신변보호 조치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스마트워치(긴급생계비·치료비) 지원, 전문기관 연계 등 전방위적인 노력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켜야 할 가장 필수적인 선결 과제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도 모르게 사랑과 배려라는 미명하에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 등을 연인에게 강요·집착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을 시작하는 마음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해보지 않은 것보다 해보고 실패하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모든 이에게 사랑으로 인한 설렘으로 날마다 기대되고 하루하루가 행복한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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