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집 무너졌다면 딸 손녀 등 3명 인명 피해”
순식간에 진흙탕 물 등 쓰나미처럼 밀려와 당혹
주민 “잔가지방치 원인·사방댐 설치 등 대책 절실”

▲ 진천군 진천읍 보련골 A씨 집 앞마당에 널부러진 벌목 잔가지와 토사가 뒤덥은 집 뒤 모습.

[진천=충청일보 김동석 기자] “쓰나미 같이 밀려온 진흙탕 물에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4일 일 오전 9시 30분쯤 충북 진천군 진천읍 보련마을 보련골에서 만난 A씨는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촬영된 CCTV영상을 보여주며 “당시 집안에 두딸과 8개월 된 외손녀가 있었다”며 “자치 큰 인명 피해를 볼 수 있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3일 오후 딸에게 뒷산에서 진흙탕 물 등이 엄청나게 밀려 내려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읍내에서 급히 달려 왔지만 마을로 향하는 도로가 토사에 막혀 집으로 갈수가 없었다”며 “자식들 걱정에 발만 동동 굴렀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실제 CCTV영상엔 순식간에 진흙탕물과 나무 잔가지가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처럼 떠내려 오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이날 100여 평의 A씨 가옥은 지하실은 모두 침수됐고, 건물 일부가 파손되며 태풍이라도 훑고 지난 듯 엉망진창으로 변해 있었다.

또한 A씨 집 주변과 마을은 전날 토사와 함께 산에서 밀려 내려온 벌목 잔가지 등이 널부러져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특히 마을 맨 위쪽에 위치한 A씨 집이 무너 졌다면 마을 전체가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A씨와 마을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지난 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마을 뒷산에서 진행한 벌목작업 후 잔가지를 제때 치우지 않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해부터 올초까지 마을 뒷산에서 수종 변경을 위해 일부 벌목작업을 하면서 잔가지들이 방치돼 있었다"면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빗물과 잔가지 등이 함께 밀려 내려오면서 하수구를 막아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68)은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이번처럼 짧은 시간에 비가 많이 내리고 토사와 나무 잔가지가 밀려 내려와 피해를 입었다”며 “벌채 후 잔가지 방치가 원인 것 같다. 사방댐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하소연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해 보련골 마을 뒷산 산주 등이 기준에 맞게 벌채를 신청해 허가해 준 적이 있다“며 ”현장조사를 거쳐 복구비 등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군에는 지난 3일 169mm 폭우가 쏟아져 1명이 실종되고 458개소에 이르는 시설(공공 197곳·사유 261곳) 피해가 발생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