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성명학 박사

 

[세상을 보며] 김형일 성명학 박사

지난 3월, C 사로부터 신입사원 채용 면접위원으로 선정되었다. 그동안 면접관으로 활동하면서 선발 대상자 중 고향 또는 대학교 후배가 있는지 호기심반 설렘반으로 지원신청 서류를 들여다보았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출신학교, 출신지역, 혼인여부, 재산과 부모 및 형제의 학력 등 개인정보는 물론 신상정보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취하면서 지원자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졌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민간기업 506개소를 대상으로 채용방법 실태조사 결과,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선발기준은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 경쟁력 향상에 성과를 거두는 효과는 있지만 직장 내 세대갈등과 이성간 차별 대우 등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어 시대에 맞는 기업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차에서 질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회사가 위치한 광화문 방향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면접장에는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최종 면접을 기다리고 있는 13명의 명단 등 관련 서류가 놓여있었다. 오전 10시, 면접위원 3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장소에 첫 면접 대상자가 들어왔다. 5분 동안 자기소개하고, 약 20분 동안 전문분야를 질문하였다. 

점심 식사 후 6번째 여성 면접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면접위원의 공격적인 질문도 망설임 없이 답했다. 필자는 "최근 한 달 이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였다. 그녀는 "스트레스입니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어떤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거나 정리하지 않으면 불안함이 몰려온다며, 이 때문에 과거에 심리 상담을 받았지만 지금은 권투 등 격한 운동으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말투와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이 몰렸다. 그래서일까 필자는 그녀의 인성검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심리·행동·태도·대인관계 등 4개 영역의 분석 결과, 다른 12명 면접 대상자보다 '충성심'이 가장 높고, 반대로 '성실성'은 가장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녀가 태어난 계절은 모내기와 보리 베기, 밭갈이를 하는 망종(亡種) 절기에 태어났다. 이 시기 만물의 성장이 최고조에 도달하여 형체를 갖추어 번성하는 때이다. 즉 오월(五月)은 화왕토조(火王土燥, 화의 기운이 왕성하여 땅이 건조해짐)로 강한 화기운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강한 충성심을 보였던 것은 아닐까.

또한 그녀의 월지 주변은 목화(木火)오행이 자리 잡고 있어 활화산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기세였다. 이럴 경우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의 소유자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 그녀의 인성검사결과처럼 부족한 성실성을 보완한다면 타고난 충성심은 더욱 빛날 것이다.
오후 6시, 치열한 경쟁시대 억울하게 떨어지는 지원자가 생기지 않도록 편견이 아닌 오직 공정한 평가를 통해 선발되도록 면접을 보다보니 무척이나 힘들고 지친 하루였다. 회색 건물을 빠져나오니 샐러리맨들도 물밀 듯이 밀려나왔다. 그들의 지친 표정과 축 처진 뒷모습을 보니 어깨라도 두들기며 위로해 주고 나도 위로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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