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바람 담은 창작시 '코로나 반장'

       ▲ 최정순씨의 시화 작품 '코로나 반장'.

 '마스크 자국으로 주름진 콧잔등이 꼭 내 인생 같네.'

 충북 충주열린학교에서 문해교육을 받은 최정순씨(74·여)가 '2020년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4일 충주시에 따르면 이번 시화전에 창작시 '코로나 반장'을 출품한 최씨는 다음달 9일 열리는 비대면 온라인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다.

 최씨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 큰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마음을 시에 담아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스물 다섯에 혼자되어 사남매 보따리 장사로 키워가며 글을 몰라 돈 떼여도, 의사 양반들 고생해 코로나에서 환자들 지킨 것처럼 나는 사남매 남부럽지 않게 키웠네. 한글도 배웠으니 이제는 까막눈 우리 반 체온도 적고 출석도 불러요.'

 주름진 인생의 고난을 헤쳐 온 경험을 코로나19 극복에 투영하며 한글을 깨우친 기쁨을 표현했다.

 최씨는 "글 모르는 거 들킬까봐 돈 떼여도 말도 못하고 4남매만 바라보고 살아왔다"며 "딸과 사위의 권유로 한글을 배워 마음의 한을 글에 풀어낼 수 있게 해주신 충주열린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이제 당당하게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문해의 달 9월을 앞두고 진행한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각지에서 3800여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쟁을 펼쳤다.

 공모전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글 한 걸음, 소통 두 걸음, 희망 세 걸음'을 주제로 진행됐다. 충주에서는 성인문해학교 수강생들의 작품 13점을 출품해 5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재 충주지역에는 성인문해학교 5곳에서 수강생 500여 명이 만학의 꿈을 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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