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독립운동가 전시실 개방
"이런 분들 잊히는 현실 안타깝다"
정창훈 조각가 "만들 때마다 울컥
내가 독립운동가 된 기분으로 최선"

▲ 정창훈 조각가가 5일 열린 충북여성독립운동가 전시실 방문 행사에서 임수명 운동가의 흉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신홍균기자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여성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5일 자랑스러운 선대와 흉상으로나마 대면했다.

충북도는 이날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충북여성독립운동가 전시실 방문'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재복·신순호·신정숙·연미당·이화숙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비롯해 성일홍 경제부지사, 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이숙에 부위원장, 장선배 전 의장, 장기영 광복회 충북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인사말과 관련 동영상 시청, 기념 촬영, 전시실 관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전시실 안내는 책임작가인 정창훈 조각가가 맡았다.

전시실 내 자리한 10인의 흉상은 실제 인물 크기의 1.2배에 청동 재질로 만들어졌다.

흉상이라지만 실제로는 거의 반신상에 가깝다.

스케치 후 흙으로 모형을 만들고 석고본을 떠서 실리콘으로 틀을 잡고 밀랍을 떠 주물을 하는 일련의 작업을 정 작가는 인물 한 사람 당 평균 세 번은 해야 했다.

이들 여성독립운동가들에 관한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다.

정 작가는 "박자혜 운동가의 경우 자료가 너무 없어 북경에 있는 손자의 사진을 참고했다"며 "한 분, 한 분 만들 때마다 울컥했고 자료 때문에 유족분들을 만나면서는 저 자신도 독립운동가가 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참고를 하기 위해 전국의 독립운동가 흉상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는데 두상만 있는 모습이 마치 순교되신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고 반신상에 가까운 흉상을 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각각의 흉상에 대해 설명하다가 증손녀를 모델로 했다는 박재복 운동가의 흉상에 대해 "독립운동 당시 너무나 먹을 것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박 운동가의 흉상 받침 속에 귤을 넣어뒀다"면서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에 함께한 유족 중 연미당 운동가의 손녀(50)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독립운동가 분들이 자랑스럽다. 이들을 잊지 않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한편으론 이런 분들이 잊히는 현실이 가슴 아픈데 이런 공간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순 충북도 여성정책관은 "추후 충북여성재단을 통해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자료집을 책자로 발간할 것"이라며 "정책관실도 청소년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온라인 전시관에 만화 콘텐츠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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