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의 유용한 자원

신문은 최신의 정보를 최속(最速)으로 전해주는 보존성이 양호한 활자매체이다. 신문에 실리는 정보는 개인의 식견에 따라 인생을 역전시키는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특정 신문을 홍보하려는 것이 아니다. 신문 구독의 장점과 지역신문의 강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필자는 신문을 읽어 3가지 큰 덕을 봤다.

첫번째, 고향인 괴산군 사리면 화산리 도촌에 살던 1973년 쯤의 일이다. 당시 충북 유일의 일간신문인 '충청일보'에, 어떤 사람이 청주의 '한림농원'에 들어가 두충나무 껍데기를 벗기다가 붙잡혔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그 껍데기가 매우 비싼 한약재란다. 이 때 필자는 두충나무를 심어 가꾸면, 몇 년 후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아버님께서 뜻을 받아주시어 씨를 사다 뿌리고 묘목도 사서 심었다. 부모님께서 열심히 가꾸신 덕에, 1980년대말 1990년초엔, 껍데기는 물론 씨와 잎도 없어서 못 팔았다.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됐으며, 당시 마을사람들이 집 뒤의 두충나무밭을 '이은우네 금고'라 과장해 표현했다. 두번째, 1983년 서울신문에, 전북대 신준호교수와 미국의 와그너교수가 조선시대 생원과와 진사과 합격자명단인 '사마방목'을 정리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필자가 1990년 '춘면곡과 그 작자'라는 논문을 쓸 때, 그 작자인 이희징이 사마시에 합격한 연대를 밝히는데 도움을 받았다.

전주에 사는 김종진형이 신교수에게 협조해주기를 요청한 덕이다. 세 번째,1974년 대학입학 예비고사문제에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이름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맥거번'이다. 미국의 정국에 대한 인지도를 평가하는 문제로 언론을 접하지 않았다면 맞추기 힘든 것이다.

신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신문이 볼 게 없다'는 것이다. 신문에 보도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방법을 '온고지신'하면 성공한다. 지역 일간신문에 '인삼포도주'를 개발했다는 기사, '미선나무'를 대량 육묘했다는 내용등이 보도됐다. 며칠 전 국립청주박물관에서 2009년 여름방학을 맞아 '우리가족 박물관공예교실'신청자를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보도됐다.

서울의 어느 신문에'카멜레온 장미'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중 '매직로즈'는 마시기 좋은 온도에서 변하는 맥주병을 보고 착안했다한다.이런 보도내용을 잘 응용하면 자신의 인생이 바뀐다.

지역 일간신문은 지역의 문학, 예술, 정치, 경제, 보건, 복지, 공업, 교육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소식을 최속으로 상세하게 전달해주어 활용하게 해주고 있다. 또한 지역 일간신문사는 높아진 독자의 수준을 능가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 일간신문의 한달 구독료는 1만 2000원이다. 술 마시는 사람들의 한 자리 술값이랄 수 있다.신문에 난 기사 하나를 본인이 직접 취재하려면 최소한 한나절은 걸릴 것이다. 돈으로 계산해도 신문은 매우 싼 값에 다양한 정보를 집에 앉아서 볼 수 있는 최저가의 정보매체다.

무식과 빈곤은 총체적 악순환의 피해가 반복된다. 남자가 신문을 안 읽으면 여자와 가족도 상대적으로 무식해진다. 향기로운 꽃은 그 옆에만 가도 몸에 향기가 배는 법이다. 신문은 새로운 지식의 향기다. 지역 신문은 그 지역만이 풍기는 독특한 지식의 향기다.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것은 고향의 지적(知的) 향기를 음미하면서 자기 고향의 지적 향기를 자손 대대로 전수 확산시키는 통시적이며 선각적인 행위이다.

▲ 이상주 극동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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