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건강칼럼] 박은지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임산부들이 종종 '환도가 선다'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엉덩이나 꼬리뼈 쪽에 갑자기 심한 통증이 발생하면서 걷거나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임신부의 약 50%가 임신 중 허리, 골반의 통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해결할 방법을 몰라 그 고통을 참는 분들이 많다.

임신 중 다른 외상의 병력이 없으면서, 임신의 진행과 연관성을 보이는 허리 또는 골반의 통증을 임신 요통이라고 한다. 대개 임신 12주경에 처음 발생하여 5~7개월에 발생률이 가장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임신 요통은 아래허리, 엉덩이(환도) 주변, 꼬리뼈, 치골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나며, 걷거나 자세를 바꾸기 어려운 불편감을 유발한다.

이러한 임신 요통은 임신이 진행될수록 점차 자궁이 증대되고 체중이 증가하면서, 마치 하이힐을 신었을 때처럼 요추가 앞으로 나오는 구조적 변화가 생기게 되고, 복부 근육의 지지가 약해지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또한 분만을 위해 분비되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으로 인하여 관절과 인대가 이완되어, 골반 인대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임신 요통을 치료하기 위해 침, 뜸, 부항요법, 추나요법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관절, 근육, 인대의 순환을 증가시키고, 지지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침 치료는 이전의 많은 연구들에서 효과적이면서 안전하며, 출산과 신생아 건강에 미치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임신 요통은 대개 출산 후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경향이 있으나, 디스크, 골관절염 등 정형외과적 요인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출산 경과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허리의 통증과 더불어 복통, 하수감(아래로 빠지는 느낌), 질 출혈 등이 동반되는 경우 유산 또는 조산의 전조증 중 하나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임신 요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으로는 첫째, 쿠션이 충분히 들어간 편한 신발을 신는다. 둘째, 임신 전 요통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경우, 임신 후에도 허리 통증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으므로, 임신 초기부터 예방을 위한 관리를 한다. 셋째, 비만한 여성에서 좀 더 발생률이 높으므로, 임신 전, 임신 중 체중증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 통증이 심한 경우 딱딱한 바닥에 허리에 부담이 되지 않는 자세로 옆으로 누워 휴식을 취한다. 다섯째, 통증이 다소 완화된 이후 복근, 허리, 등 근육의 강화 운동을 가볍게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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