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천안지역에는 지난 3일 시간 당 86㎜의 물폭탄이 내렸고,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올 한해 내린 1140㎜의 36.5%인 416㎜가 쏟아졌다.

8일 현재 240억원의 재산피해가 집계됐고, 조사가 이어질수록 피해액은 늘어나는 추세며, 정부는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물폭탄 가운데 피해액이 우려했던 것 만큼 크지 않은 것은 시가 그동안 토목 치수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다.

시가지 침수예방을 위해 비만 내리면 물바다가 됐던 천안천을 직강공사로 해결했고, 원성천 도시침수예방사업, 성정천과 삼용천 생태하천사업을 끝냈다.

외곽지역을 위해 기존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승천천과 성원천을 대상으로 항구복구 개념인 개선복구사업을 , 풍서천도 같은 개념으로 고향의 강 사업을 1단계 마무리했다.

이번 폭우에 피해를 주로 당한 병천천은 기존의 하천을 정리한 기능복구사업으로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해 이후 광기천과 함께  개선복구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한다는 게획이다.

물폭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치수사업을 잘해 시내권에서 물빠짐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피해를 줄이는 큰 역할을 했다.

정조 때 이덕리는 진도의 유배지에서 ‘시경’ ‘빈풍’ ‘치효’편을 따와 상두지(桑土志)를 지었다. 

‘하늘이 장맛비를 내리지 않았을 때, 저 뽕나무 뿌리를 가져다가 출입구를 얽어두었더라면(徹彼桑土 綢繆片扁戶·철피상두 주무편편호), 지금 너 같은 낮은 백성이 감히 나를 업신여겼겠는가’라고 썼다.

당시 걱정되는 앞날을 대비해야 하는데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글로 쓴 것 같다.

‘桑土補巢’ 즉 ‘뽕나무 뿌리로 허술한 둥지를 고치다’라는 말의 출처를 알 수 있고, 이는 ‘유비무환(有備無患)’과 일맥상통한다.

공자도  시경에 쓴 ‘저 뽕나무 뿌리를 가져다가 출입구를 얽어두었더라면(철피상두(徹彼桑土) 강무편호(綱繆片戶)’의 시 내용을 두고 ‘글쓴이를 시켜 나라를 다스리게 한다면 누가 감히 그를 업신여기겠는가’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하물며 천안시는 비 피해에 대비해 토목 치수사업을 미리 잘 실행해 연일 이어지는 폭우 상황에서 피해를 줄였으니 뭐라 더 칭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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