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대응 고위당정청협의회
정부·靑 "재정적 여력 충분"
민주, 4차 추경 한 발 물러서

[서울취재본부=충청일보 이강산 기자]  당정청은 12일 수해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했지만 2조6000억원 규모의 예비비와 중앙정부 가용예산 3조원+α 등으로 감당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수해 대책 관련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4차 추경 편성 의지를 적극 피력했으나 정부와 청와대는 중앙정부의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고 올해 들어 이미 세 차례의 추경안을 편성한 만큼 추경 편성은 차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추경 편성은 뒤로 미뤘지만 수해로 인한 재난지원금은 2배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해로 인해 사망 시 재난지원금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침수지원금액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월 말에서 9월에 태풍이 올 수도 있어서 재난 대비 재원을 좀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복구비가 어느 정도 들어갈지 빨리 파악해서 예비비 등 가용재원으로 되는 부분은 신속히 집행하되 부족한 것은 재난 대비 추경편성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장을 담당하는 지자체가 한 번에 대응하기에는 피해 규모가 큰 지역이 많고 지자체 분담금을 내기 어렵다는 호소를 많이 들었다"며 "재난안전특별교부세 교부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번 주에 비가 좀 그치면 본격적으로 복구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지난 주 중부 7개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이어 남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된 읍·면·동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재민들께서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하려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히 확대되야 한다"며 "기존에 선포된 7개 지역 외에 다른 피해 지역에 대해서도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이뤄지게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별재난지원금도 현실에 맞게 상향시켜야 한다"며 "이를 우해서는 재원대책이 중요하니 현재 준비된 예비비나 예산이 충분한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4차 추경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폭우가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존 수해관리 기준과 방식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수해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이번에 입증됐다"며 "당정이 추진하는 그린뉴딜 사업에 스마트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예산을 책정해 항구적 재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예비비와 재난재해기금 등 모든 가용한 재정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며 "사망·실종자에 대한 구호금 등 재난지원금도 현실화해 적기에 지원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가의 기본적 책무인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정부가 확실한 재난안전망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복구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예비비와 재난재해기금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정 지원이 충분하고 신속하게 이뤄지게 하겠다"며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지정하고 재난지원금을 상향하는 방안 또한 이미 검토돼 있고 다시 한 번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조정했다"며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지쳐 계실텐데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에 힘을 모아준 국민들 덕분에 OECD가 우리나라를 국경·지역 봉쇄 없이 방역에 가장 성공한 모범국가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협의외 이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 복구 및 지원에 50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판단했지만 피해가 계속 접수되고 있고 전체 규모를 따지긴 어렵다"며 "피해 규모가 계속 접수되는 만큼 추경 편성이 필요하냐 아니냐 등의 지금 논의는 무의미해 추경 여부는 차후 판단해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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