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뮤지컬 `댄싱 섀도우`는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만든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8년이라는 긴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이 작품은 기존 국내 작품에서 보기 힘든 세련된 스타일로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품의 주제이기도 한 `숲`은 무대에 세워진 높이 9미터의 나무들로 규모감 있게 표현됐다.

여기에 배우들의 몸짓을 더해 영혼이 살아있는 숲의 감정을 그려냈다.

형광 빛을 없앤 특수 조명 기기는 숲을 비추는 자연의 빛을 세련되게 표현했으며, 산불이 서서히 밀려오는 마지막 장면 역시 효과적으로 재현했다.

숲에서 마을로 무대가 전환될 때 아낙네들이 직접 세트를 끌고 나오도록 해 여자들만 남은 마을에서 아낙네들이 마을을 힘들게 꾸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릭 울프슨의 세련된 음악도 돋보였다. 여러 장르로 변주된 주제곡을 비롯, 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음악은 전반적으로 통일성 있게 극을 뒷받침했다.

이 작품은 희곡 `산불`을 토대로 했지만,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원작이 특정한 시대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우화적인 설정으로 바뀌면서 장르 뿐아니라 스토리까지 새로워진다.

세계적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국색을 벗어 던진 제작진의 의도가 그 효과를 충분히 발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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