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욱교수

이제 정말 여름 휴가철이다. 시원한 휴가지에서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그 간 쌓였던 피로를 풀고 싶다. 휴가도 아이들 학원 방학에 맞추어 떠나고자 하니 숙소 구하기가 참 어렵다. 가끔 비어 있는 숙소도 있긴 한데 워낙 비싸서 예약을 못 했다.경주 소재 교원공제회 호텔을 하루 빌려 1박 2일로 다녀 올 까 한다. 사실 여름 휴가철에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설악권과 통영, 거제도 등이다. 그런데 설악권은 숙소가 없거나 비싸서 못 가고 통영은 성질나서 안 간다. 특히 통영은 경치도 아름답고 먹을 것이 많아 그 간자주 다녔던 곳이었다, 그러던 내가 통영을 안 가고자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약 한 달 전에 받은 교통범칙금고지서 때문이다. 이해 할 수 없는 주차위반 단속에 너무 기분이 상해 아마도 우리 가족들은 평생 통영은 안 가게 될 것 같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 날로 기억한다. 늦둥이 아들 둘이 놀이 시설가고 싶어 하는 것을 힘으로 제압하고 통영의 케이블카를 타고 싶어 통영을 갔다. 특히 인터넷에서 중앙시장내에 위치한 식당의 매운탕이 맛있다 하여 중앙시장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나 아이들과 소통 부재가 가져온 벌인지 모르겠지만 중앙시장 앞은 주차장 포함해 모든 대로변에 차들이 주차해 있어 부득불 시장 후면에 위치한 뒷골목 길에 간신히 주차할 수 있었다. 그 후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내 차에 주차위반딱지를 붙이고 있는 통영시청 소속 직원 두 분을 볼 수 있었다. 순간 너무 놀라 오늘은 휴일이며 점심 시간대였고 뒷골목인데 왜 과태료를 부과하느냐고 물어 보니 오늘은 홀수 일이라 짝수번호 차는 주차가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참 웃기는 것이 통영의 짝, 홀수제 주차방법을 외지인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대다수의 지자체는 휴일에는 주차단속을 안 하고 평일에도 점심시간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차 단속을 피해준다. 상황이 이러니 당연히 통영시의 주차 정책을 모르는 외지인만이 주차 위반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밖에 없는데 과연 전혀 내용을 모르는 외지인을 상대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떳떳한 법 시행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태료 부과란 내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인데 이건 완전히 실정 모르는 외지인을 노린 과태료 부과인지라 뒷맛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외지인이니 선거권 행사도 못하고 따라서 통영시 입장에선 화가 난 외지인들이 미칠 영향력이 전혀 없다. 거기에 외지인으로부터 과태료 수입을 얻어 세수를 늘리니 통영시민으로 부터는 환영 받을 수 있는 현명한 정책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짧게 보면 그것이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이런 사소한 일들로 말미암아 다시는 통영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 가족도 다시는 통영을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과태료도 차 팔 때나 내고자 한다. 아무튼 통영에 가고자 하는 분들은 무조건 4만원을 더 들고 가라. 그러면 속 덜 상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