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조상래 기자

오늘 아침 출근 무렵 집 앞 슈퍼마켓을 들렀다.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사탕 진열대 앞에서 궁싯궁싯 무언가를 고르고 계셨다. 그 옆 주인아저씨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손자의 심부름으로 초컬릿은 안 되고 딱딱하지 않은 사탕을 고르고 계셨다.
3월14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있다.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화답하는 날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다. 이날을 알고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1958년 일본기업의 상술로 만들어진 날로 서양에는 없고 동양에만 있다고 나와있다.
2월14일 밸런타인데이부터 시작해서 매월 14일 날은 블렉데이, 로즈데이, 키스데이 등 12월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별의 별 희한한 이름이 붙어있는 되어 있다. 결국 커플과 솔로를 위한 날이다. 이런 날들은 상술에 의해 탄생된 날이다. 한마디로 족보가 없는 날이 샘이다.
할인매장에 가보면 이런 상술은 극에 달한다. 사탕과 초컬릿을 파는 곳은 판촉사원 때문에 지나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그곳에서 사탕과 초컬릿을 구입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가족 친지들의 생일을 알고 있는지 또 그 날 잘 지키는지를 알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4계절 날씨의 변화에 따라 세시풍속이 많이 있다. 개구리가 나오는 경칩이 있고, 한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춘분이 있다.
이런 의미 있는 날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한다면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의 공감이 이루어질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새 봄같이 남녀간의 사랑이 싹트기를 기원하는 날을 정한다면 화이트데이에서 느낄수 없는 정겨움을 맛 볼 것다.
우리의 것은 촌스럽고 외국 것은 세련됐다는 것은 상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지킬 것은 지키는 또 다른 문화를 겪었으면 좋겠다.


조상래 사회부 ㆍ srcho@cc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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